부동교-40대 기수론

정치권에 ‘신(新) 40대 기수론’이 등장했다. 열린우리당에선 40대 재선그룹이 주축이다. 당권 도전의 출사표를 던진 김영춘 의원을 필두로 임종석 의원, 김부겸 의원 등이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정동영·김근태 두 대선주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란’을 선언, 2월 전당대회의 ‘태풍의 눈’이 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소장파 그룹은 ‘4040론’을 내놓고 있다. 40%대의 한나라당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혁성향의 40대가 당수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민주화세력인 40대 당수에 산업화세력인 50∼60대의 대선후보가 합쳐지면 차기 대선에서의 승리가 가능하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소위 ‘40대 기수론’이란 말이 한국 정치판에 처음 등장한 것은 신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둔 1970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서였다. 1969년 10월 17일에 박정희 대통령의 3선개헌이 통과되자 이듬해 봄에 신민당의 김영삼 원내총무가 야당을 발칵 뒤집어 놓는 폭탄선언을 했다. 이른바 ‘40대 기수론’이었다. 정치는 패기있는 40대의 젊은 세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 당시 김영삼 의원은 42살이었고 김대중 의원은 46살이었다.
당시 40대 기수론은 기존의 낡은 정치를 타파해 새로운 정책으로 대선에 승리하고자 만들어낸 당내 여론이었다. 당시에도 획기적인 예비군제 축소, 수도 대전이전, 의료보험, 국민보험 등 30년이 지난 지금에야 실행되는 그런 공약들을 들고 나왔던 김대중 의원은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에 힘입어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러나 요즘 우리 정치판의 ‘40대 기수론’에선 그 때에 비해 왠지 활력이 느껴지질 않는다. 35년전처럼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참신한 비전이 보이질 않는다. 기성정치인들이 줄서기와 눈치보기 등을 너무 잘 가르쳐 놓았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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