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최근 환율 불안의 원인과 대응방안 -강영태 지회장-중기협 광주·전남지회

희망찬 새해가 밝았으나 안타깝게도 한국경제의 앞날은 매서운 겨울 한파처럼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달러약세와 원화강세에 의한 수출경쟁력 하락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원화는 올해들어 약 3.5%절상(환율하락)되어 인도네시아의 루피아(4.1%)를 제외하면 아시아 통화중 가장 높은 절상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원화의 절상은 2003년 선진7개국(G7)재무장관 회담 이후 일본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들이 달러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섰을 때 무리하게 원화만 달러에 대해 약세를 유지하는 와환당국의 시장개입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당시 신용카드 버블 붕괴로 내수가 최악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을 최후의 보루로 지키기 위해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외환당국의 무리한 시장개입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거세지면서 외환당국이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하면서 환투기, 불안심리가 가중되어 비정상적인 환율변동이 심화되었다. 여기에 미국과 아시아국가간의 금리 격차 축소, 우리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등이 원화절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원화강세에 의한 우리기업의 가격경쟁력 하락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약세가 예상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은 자체 연구소와 국내외 정보망을 통해 예상환율을 달러약세에 두고, 장기경영계획을 세워 환율불안 요인을 커버하는 다각적이고, 능동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비해 기업 및 상품브랜드가 취약하여 가격경쟁력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수출중소기업은 원화강세에 의한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중장기적으로 단순한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경영전략에서 탈피하여 기업 브랜드가치를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WTO체제하의 국제통상환경에서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환율을 조정하는 것은 통상마찰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고, 최근 환율불안에서도 보듯이 외환당국의 무리한 시장개입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 중소기업도 수시로 변동되는 환율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무작정 외환당국의 개입만을 기대하지 말고, 기술력, 디자인, 상품브랜드 향상을 통한 품질향상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정보력이 부족한 영세한 수출중소기업들이 환율변동보험을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은 현행 수출보험제도에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더불어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보완을 지속적으로 해야 된다. 또한 현실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개별 중소기업에서 외환전문가까지 채용하여 환율의 변화를 예측하고, 최첨단의 선물환거래 등을 활용하여 환위험을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범정부차원에서 환율에 대한 중장기적인 환율사전경고시스템을 구축하여 정보력이 부족한 개별 중소기업들이 환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다각적인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된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80년대 엔고를 일본기업의 체질개선을 통한 생산성 및 경쟁력 향상의 계기로 삼은 일본기업들처럼 우리 중소기업도 환위험을 경쟁력향상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이제 세계시장에서 저임금에 의한 가격경쟁력이 아닌, 품질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개별 중소기업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범정부차원의 중소기업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결국 파동치는 환위험으로부터 우리 중소기업이 벗어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외환당국의 개입도, 최첨단의 금융기법도 아닌 품질향상을 통한 기업 및 브랜드 향상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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