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얄궂은 장성군수 후보 토론회 -장성 전길신 부장

“30여년간에 걸쳐 공직생활을 했다는데… 그렇다면 현직 공직자 가운데 당신의 인맥은 누구인지 거론해 보세요”
지난달 27일 5·31지방선거에서 전남 장성군수 공천을 위해 민주당 장성지역위원회가 실시한 예비후보자 토론회에 참가한 한 패널의 질문이다.
“K은행 등에서 1억원을 대출받은 후 상환기간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9천여만원 가량의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고 당시 대출금은 어느 곳에 사용했나요”
이날 토론회에서 이어지는 패널들의 질문들은 갈수록 점입가경(漸入佳境)이었다.
장성군의 미래를 위한 정책이나 비전을 요구하는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개인의 사생활이나 인신공격성 질문이 주를 이뤘다.
한 자치단체를 이끌어갈 리더로 나설 후보자들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을 기대했던 당시 토론회 참관인들은 순간 실소(失笑)를 금치 못했다.
이처럼 패널들의 질문 가운데 상당수가 ‘수준 이하’라는 지적을 받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시 토론회 사회자로 나선 모 주간신문편집국장인 A씨가 일방적으로 25개항의 질문을 만들어 패널들에게 배부한 후 그대로 질문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복질문을 피하고 알찬 토론회를 위해 농업과 경제, 여성정책, 교육 등으로 분류해 패널을 선정했던 민주당 장성지역위원회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토론회를 위해 수일동안 자료를 수집한 후 이를 토대로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묻는 질문들을 준비했는데 사회자가 자신이 작성한 문건으로 질문토록 해 황당했습니다”
당시 농업관련 직능대표로 나선 B씨의 말속에서 이번 민주당 장성군수 예비후보자 토론회가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
/c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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