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지 멜론
매출 110억원…올해 수출 200만달러 목표
지난해 지역혁신박람회서 대통령표창



대형 유통매장에서 노란 박스에 담긴 ‘세지멜론’은 소비자들에게 단연 인기다. 이유는 간단했다. 여타 지역에서 생산된 멜론에 비해 당도가 높고 품질인증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격은 그다지 고려대상은 못됐다.
이를 두고 나주세지농협 박종학(65) 조합장은 “세지멜론은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을 정도로 ‘품위’를 갖췄다”고 표현했다.
120여 재배농가가 참여중인 6개 작목반이 공동출하를 위해 구성한 멜론연합회(회장 염만준)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110억원 상당. 올해는 일본 수출만 2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지멜론의 혁신사례는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열린 제2회 지역혁신박람회에서 대통령표창을 받는 성과로 나타났다.
이제는 지역경제를 이끄는 최고 브랜드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세지멜론의 이같은 도약은 저절로 찾아온 행운이 아닌 20여년간 꾸준히 진행된 ‘혁신’의 산물이다.
지난 1986년 농가와 농협, 나주시가 머리를 맞대고 주민들의 고소득 작물로 개발한 것이 멜론이었다. 품종은 상품가치가 가장 높은 머스크멜론(겉에 그물무늬가 있고 살은 연한 녹황색. 향기가 매우 짙다)을 선택했다. 당도가 높으면서도 비타민A와 칼륨이 풍부해 건강에 뛰어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품종이다.
그러나 초창기 10년의 성과는 미약했다. 농가가 개별적으로 출하를 하면서 중간상인들의 장난(?)에 휘둘렸고 소비층 또한 두텁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1996년 그간의 노력을 통해 4개 작목반을 하나로 묶어 ‘연합회’를 조직, 이를 통해 공동선별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세변동이 심해 가격이 좋을 때만 출하가 집중되는 ‘홍수출하’가 빈발했다.
박 조합장은 당시를 “영산강 주변의 극심한 홍수피해는 70년대 후반 나주호 조성으로 막아냈지만 이 당시 멜론의 홍수출하는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일본수출도 시작됐지만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아 일주일 중 주요 수출일에 해당하는 화·토요일에는 농가들이 출하를 기피하는 혼선이 빚어졌다.
이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연합회를 중심으로 혁신이 시작됐다.
파종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농협에 전권을 위임, 출하시기 조절과 수집·선별·판매를 농협이 책임졌다. 멜론연합회는 재배 및 유통관리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농가는 오직 생산만 담당하게 됐다.
아울러 신기술 연구는 전남대와 전남도농업기술원이, 나주시는 생산시설 확충 및 행정의 구심점 역할을 맡는 등 생산에서 유통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될 수 있는 이른바 ‘클러스터’를 창출해내게 된다.
연중생산체계가 확립되고 가격에 따른 일시적 홍수출하를 방지할 수 있게 되는 등 관리에서부터 수확까지 최고품질의 농작물 생산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그동안 연합회 참여도 6개 작목반으로 늘었고 재배면적도 53㏊로 넓어졌다.
8년째 멜론을 재배하는 최대열(50·세지면 대산리)씨는 “농협과 연합회가 판로 등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농민들은 오직 생산만 신경쓰면 된다”며 “판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건 농민들에게 ‘복(福)’ 아니냐”고 웃음지었다.
세지멜론은 이제 또한번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이다. 세지멜론의 성공신화는 곧 여타 지역의 멜론재배면적 확대로 이어져 시중의 과잉공급 상태에 직면했다. 해가 갈수록 낮아지는 제품 출하가와 달리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류대는 동절기 비닐하우스 재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조합장은 “인근에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가 들어서면 든든한 지역시장을 갖게 돼 고급 과일에 속하는 세지멜론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세지멜론은 나주배와 상생을 통한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주/김경민 기자 k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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