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루 부대 ‘어디 맛 좀 봐라’

2006독일 월드컵에서 이미 탈락이 확정된 팀들이 ‘고추가루 부대’로 등장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된 팀들은 3차전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법도 하지만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종종 나오곤 한다.
또 그럴 경우 예기치 못한 상대의 전력 투구로 뒤통수를 얻어맞고 함께 고꾸라지는 피해자도 나오기 마련.
이번 대회에서 첫 ‘고추가루 부대’는 B조의 파라과이였다.
파라과이는 이미 2패로 탈락이 확정됐지만 21일(한국시간) 스웨덴이 잉글랜드에게 질 경우 16강을 바라볼 수 있었던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2-0으로 완파, ‘카리브해 섬나라’의 꿈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파라과이가 이날 승리로 조 3위에 오른 것은 보너스.
D조의 이란(2패) 역시 앙골라(1무1패)를 상대로 고추가루를 한 움큼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앙골라는 21일 밤 이란을 잡고 멕시코(1승1패)가 포르투갈에게 지면 1승1무1패 동률이 돼 골득실을 따져 16강에 갈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의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은 “앙골라 전을 이긴다면 이번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또 비단 탈락 팀들 뿐 아니라 이미 통과가 확정된 팀들 역시 고추가루를 뿌릴 수 있다.
D조의 포르투갈은 이미 16강행 티켓을 따놓은 상황에서 이날 질 경우 탈락할 수도 있는 멕시코와 만난다.
반대로 F조의 브라질은 마지막 일본 전에서 주전들을 일부 쉬게 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 역시 과거 월드컵에서 고추가루 역할을 톡톡히 한 적이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은 이미 2패로 탈락이 확정됐었으나 2무로 한국 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오를 수도 있었던 벨기에를 맞아 ‘죽자사자’ 덤벼 1-1로 비겼다.
벨기에는 한국을 이겼더라면 1승2무가 돼 네덜란드, 멕시코와 동률로 득실차를 따져 16강을 노릴 수 있었지만 한국의 ‘앙탈’에 3무로 짐보따리를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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