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를 들여 한해대책용으로 개발한 농업용관정을 특정개인만 사용하는 바람에 농민들이 고루 사용할 수 없어 일부 농민들이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등 고흥군 농업용수 관정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고흥군 풍양면 백석과 동적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두달간 모내기철에 극심한 가뭄으로 마을에 개발된 농업용 관정수를 이용하려다 풍양면 매곡리에 사는 이모씨가 외지인 소유인 마을앞 간척지 임대 농사를 지으면서 임대논 2만여평에만 물을 끌어다 쓰고 있는 반면 주변 농민들은 모내기철에 논에 물을 대지 못해 아직도 논에 잡초만 무성한채 방치돼 있다.
또 이씨가 마구잡이로 관정수를 자신의 논에만 뽑아쓰는 바람에 주변논 4천여평이 30㎝ 이상씩 침하현상을 초래해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문제를 일으킨 이 관정은 지난 96년 국비 3천여만원을 들여 고흥군이 농업용 공동대형 관정으로 개발했으나 특정개인이 사유재산인 것처럼 사용해오다 지난 7일에는 급기야 주민들과 폭력사건으로까지 번져 주민 3명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흥군 관계부서 담당자는 상황파악이 안됐다며 면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등 군 농업기반조성사업이 겉돌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공유재산을 특정인이 집중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예년에는 하천수 만으로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농경지 침하는 물론 자연 하천수 등 마을 식수마저 고갈돼 주민들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이 관정을 폐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 김모씨(61)는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이 곁에 관정을 두고도 한 개인 때문에 사용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데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고흥군은 국비를 들여 개발한 관정을 개인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치하고 현장관리 한번 없었다”며 “군이 특정인을 위해 국가돈을 들여 관정개발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지난 5월초 상황파악을 해놓고도 뒷짐으로 일관해오던 고흥군은 최근 주민들이 극한 대립을 보이자 뒤늦게 수습에 나서 시정 조치할 방침이다. 고흥/진중언 기자 jju@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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