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한차례 감투쓰기 홍역은 끝났다
감투를 쓴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인 모양이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일반인들도 지켜야 할 사회적 도덕률이나 도리가 감투욕 앞에서는 헌신짝처럼 내동댕이 처지기 때문이다.
고흥군의회가 27일 후반기 의장 선출을 하면서 의원 서로간의 지지세력이 갈리고 씨족까지 합세 3차까지 가는 치열한 신경전속에 한번도 출마의 뜻을 전혀 표하지 않았던 예상외 2선의원이 내노라하는 3선의원을 누르고 후반기 의장에 당선됐다.
그것도 3차에 동표가 나와 3차 동표시 연장자 우선순이라는 규정덕에 당선이 됐다.
그동안 의장선출을 앞두고 후보자간의 표확보에서 나타난 잡음과 사회단체의 유인물 배포소동 등 씨족의원들이 뭉친 것을 비롯, 치열했던 자기사람 다지기에서 벌어진 틈이 만만치 않다는 전언이다.
또 의정선출을 앞두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인간적 방법으로 다수를 속여가며 줄타기를 했다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의회내부에 퍼지고 있다.
모의원은 당선자를 두고 ‘명배우’, 또다른 의원은 ‘쇼맨십이 강해야 산다’는 최소한의 신의도 없는 사람 등의 비아냥의 발언들을 볼때 앞으로 고흥군의회 운영이 상당기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의회 의장은 단체장과 더불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의정선거가 이래서야 되겠는가.
의장은 무엇보다 조정능력을 갖고 조화롭고 안정된 의회운영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정에 빚어졌던 갈등의 원인을 솔직담백하게 고해하고 감정의 골을 메우는데 먼저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본다.
사분오열된 의회를 가지고 원만한 의회운영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복잡한 집안치고 대내·외적인 일들 또한 잘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술수가 됐건 모사가 됐건 모든 의원은 의장에 앞서 각 읍·면민들의 대표다.
지난일에 연연치 말고 모두가 고흥군을 일궈나가는 공동체 일원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먼저 지역민을 생각하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그래서 고흥군의회가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태어나는데 화합의 표본이 됐으면 한다.
한차례 감투쓰기 홍역은 끝났다.
권모가 작용했던, 술수가 작용했던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민심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이제는 민심을 살피는 일이 감투에 앞서 보다 중요한 시점임을 상기했으면 한다.
진중언 기자/고흥지역 jju@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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