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운리中 교장·행정실장의 근무태만

박영래<사회부 차장>

전산장비 납품과 관련해 학교 관계자가 업체로 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1천5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된 광주 서구 운리중학교의 지난 6일 풍경. 추가 취재 등을 위해 학교를 찾은 취재진들은 파문의 당사자인 윤모 행정실장도, 학교 운영을 총괄하는 김모 교장도 만나볼 수 없었다. 행정실 한 직원만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해명하는데 분주할 뿐이었다.
김 교장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를 핑계로 이날 하루 병가를 냈고, 윤 실장은 출장계를 냈다고 행정실 직원은 밝혔으나 윤 실장의 출장 목적지 등은 확인할 수가 없었다. 전화연결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교장과 윤 실장의 근무태만은 7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학교에 얼굴을 내비친 두 사람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후에는 학교를 지키지 않았다. 김 교장은 취재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인 일 때문에 밖에 나와 있다고 해명했다. 윤 실장과 다시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하지만 교육자의 책임을 방기한 채 안일하고 무책임한 이들의 태도는 곧 학부모와 학생들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본 이 학교 학부모들은 두 사람의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며 교육청의 조속한 인사조치를 촉구했다.
교장과 행정실장은 한 학교를 이끌어가는 양대축이다. 교장은 교수업무 등과 더불어 학교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고, 행정실장 또한 시설, 예산, 민원, 각종 감사자료, 보고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하는 이들이 이틀 연속 개인적인 사정이나, 불분명한 출장 등으로 학교를 비운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 학교 학부모인 이모씨는 “눈이 부실만큼 파란 가을하늘 처럼 투명한 광주교육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는건가요?”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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