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엔 ‘좋은 소나기’ 동생 미니홈피엔 ‘그림일기체’
글꼴로 나만의 개성 표현‘웹

“오늘은 그림일기로 한번 꾸며볼까?”
대학생 이모(21)씨는 요즘 미니홈피 글꼴 아이템을 바꿔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기분따라 명랑해 보이는 글씨체, 차분해 보이는 글씨체 등을 사용해 자신의 기분을 미니홈피에 마음껏 표현해 기분전환을 한다.
비가 많이 온 날 찍은 풍경사진을 올릴 때는 비가 내리는 모양의 ‘좋은 소나기’ 글꼴로 사진 설명을 남기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사촌동생 미니홈피에는 귀여운 그림이 곁들여진 ‘Rix그림일기’ 글꼴을 쓴다.
생일을 맞은 친구들에게는 혈액형에 맞춰 ‘섬세한 A형’, ‘톡톡 튀는 B형’ 등 혈액형별 글꼴을 선물한다.

◇돈되는 시장 ‘웹폰트’
최근들어 웹폰트(인터넷 글꼴)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사이버 세상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미니홈피 서비스 싸이월드에선 매일 평균 2만5천개 글꼴이 팔려 나간다. 글꼴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싸이월드 하루평균 매출(2억5천만∼2억7천만원)의 10%선에 육박한다.
네이버 글꼴 판매량도 초기 서비스 때보다 3배 정도 늘었다. 네이버 전체 블로그 중 10%가 글꼴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꼴이 ‘돈 되는 시장’이 된 것이다.
이들 업계에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글꼴시장 총 규모를 연간 2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인터넷 글꼴시장 규모는 올해를 기준으로 연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웹폰트 사업 현황
싸이월드는 지난해 8월 미니홈피 ‘선물가게’에 글꼴 서비스를 도입했다.
자신을 표현하고 지인과 안부를 주고받는 수단인 글꼴에 개성을 부여하면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것이다.
판매 개시 후 글꼴 판매량은 급격히 늘었다. 서비스 초기였던 지난 8월 구매 건수가 34만건에서 올 1월에는 61만건으로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8월 말에는 80만건에 육박했다.
현재 싸이월드 선물가게가 보유하고 있는 글꼴은 총 120종. 산돌커뮤니케이션, 윤디자인연구소, 좋은글씨 등 11개 업체가 입점해 있으며 솔토웍스, 브레이스테크가 추가 입점할 예정이다.
또 매월 세 차례(1일·11일·21일) 4∼6종씩 업데이트된다. 글꼴 가격은 도토리 10개(1천원)며 3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싸이월드는 현재 인터넷 글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중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2월부터 웹폰트 10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무료 폰트 제공 후 6월 말까지 85만여개(플래닛 70만개, 블로그 15만개)가 내려받기 됐다.
다음은 이달 초 웹폰트 5종을 새로 교체하고 글꼴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야후코리아가 운영하는 야후!블로그도 지난해 6월부터 웹폰트를 모두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내 글꼴 제작 과정
웹폰트 제작 과정은 다른 디지털 아이템과 유사하다.
먼저 사용자들이 원하는 글꼴에 대한 시장조사가 기본이다. 글꼴 선호도에도 성별·세대별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후에는 인터넷 사용환경에 맞게 변환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스타의 손 글씨를 글꼴로 제작하는 경우 스타가 직접 적은 2천자가 넘는 글자를 전달받아 본을 뜨고 인터넷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하는 과정을 거친다. 글자 하나하나를 손으로 적고 본뜨는 작업은 섬세함과 강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야후코리아는 가독성, 정렬, 본문텍스트, 단락 등 회사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웹폰트를 개발하고 있다. 글자체, 글자크기, 행간, 여백 등을 조합해 효율적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야후는 서비스 초기 ‘굴림’ 서체를 기본 폰트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서비스 성격과 문맥을 고려해 ‘돋움’ 폰트나 웹폰트 등을 폭넓게 사용하는 추세다.
인터넷 업계는 향후 30∼40대 등 다양한 이용자층을 수용하기 위한 글꼴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계절, 기념일, 이벤트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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