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브랜드] 담양 대숲맑은한우
郡통합브랜드 작업 거쳐 올해 제2도약 나서
출하전 대나무


지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나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 사람들은 먹을거리가 없어 초근목피로 배고픔을 달랬다. 1960년대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우리 농가의 식량사정이 매우 어려웠던 시기를 당시엔 보릿고개라고 불렀다.
그 시절, 사람은 비록 먹을 게 없어 배고픔에 허덕이면서도 소 여물에는 보리 한됫박을 넣어주던 곳이 있었다. 전남 담양의 농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담백하고 고소한 담양 한우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이곳 주민들의 얘기다.
유명세의 담양 한우가 또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브랜드로 출시됐던 담양 한우는 최근 담양군의 통합 브랜드 작업을 거치면서 ‘대숲맑은한우’로 이름표를 바꿔달았다.
담양군은 한우를 포함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과 토마토, 딸기, 메론 등 5개 품목에 각각 ‘대숲맑은∼’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토록 했다.
이렇게 탄생한 대숲맑은한우는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국 품평회에 첫선을 보이며 다시 인기몰이에 나섰다.
담양축협 주학술(62) 조합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브랜드 통합작업이 늦은 감이 있지만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우량 쇠고기를 만들기 위해 축협과 모든 축산농가가 함께 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농림부로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브랜드 활성화에 탄력이 붙었다.
대숲맑은한우 생산에 참여 중인 담양지역 축산농가는 모두 156농가. 1천400여두를 사육중이며, 추가로 2천400여두를 별도로 위탁사육 중이다. 담양군 관내 전체 한우 사육두수 2만여두 가운데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출하량은 1천400두, 금액으로 환산하면 84억원 규모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출하량을 1일 평균 10두씩, 연간 3천두 이상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 경우 안정적인 제품공급이 가능해져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간 매출액도 180억원대로 늘게 된다.
대숲맑은한우의 고급 육질은 철저한 사양관리에서 시작된다.
우선 담양의 특산물인 대나무에서 추출한 죽초액을 먹여 키우고 있다. 출하직전 소량의 죽초액을 사료에 섞어먹임으로써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고, 쫀득한 육질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출하시기가 되면 초음파를 이용해 육질을 측정, 이를 통해 최상의 고기를 출하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대숲맑은한우의 1등급 비율은 평균 80% 이상.
지난해는 암소에서 최고급 등급인 1++A등급이 처음으로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담양축협 장일영 지도계장은 “축협의 주요 업무는 농가 사양관리 컨설팅에 맞춰져 있다”며 “특히 성장 단계에 따른 사료량에 중점을 두고 농가를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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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육우 180두를 사육중인 담양 가산농장 이종진(65) 대표는 자신의 고급육 생산 비법을 “프로그램에 의한 사육과 매월 접종, 36개월 이상된 소만 출하”라고 설명했다.
담양군도 지난해 4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한우 인공수정을 위한 5천여두분의 우량 정액을 구입해 농가에 염가에 공급, 고급육 생산에 동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담양군과 축협은 보다 안전하고 양질의 고급육 생산을 위해 최근 전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소 브루셀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우 수컷과 육우 1년 미만의 소들은 그동안 브루셀라병 검진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모든 소가 빠짐없이 검진이 이뤄져야 브루셀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는 수의업계의 지적에 따라 전국 최초로 담양군 전 지역 축산농가에서 사육중인 소(한우, 육우) 2만1천마리를 대상으로 브루셀라병 검진 및 살처분 경비 지원에 나섰다. 이를 위해 2억5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10월말까지 100% 검진을 마칠 계획이다.
전국에서 가장 명성이 높았던 담양 한우가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된 청정지역 명품 브랜드 ‘대숲맑은한우’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환경이 최근 완비된 것.
“고급육 생산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농가의 ‘관심’”이라고 말하는 가산농장 이 대표의 설명처럼 담양군과 축협, 농가가 하나가 돼 1등급 생산에 뛰어들면서 대숲맑은한우의 전국평정도 멀지않은 것 같다. 담양/박석순 기자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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