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우리 아이 학교도 휴업하나요?

박영래<사회부 차장>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기자는 독자들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스승의 날 상당수 학교가 휴업을 한다는데 다른 해법은 없는 것이냐고.
21일 기자에게 걸려온 학부모들의 전화 또한 당시와 비슷한 물음이 많았다.
광주·전남지역 대다수 초등학교가 10월 첫째 주 징검다리 연휴 때 휴업하기로 결정했다는 본보의 보도<9월21일자 6면> 이후 학부모와 일선 학교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10월 2일과 4일 자신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휴업여부를 확인하느라 하루 동안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일선 학교들이 아직까지 10월 일정표를 업데이트하지 않아 전화로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해당 학교들 또한 문의전화가 폭주해 다른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특히 휴업할 경우 아이를 맡길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하는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나 자영업자 학부모들로서는 이래저래 짜증나는 하루였다고들 한다.
관할 교육청은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비슷한 상황이 재연된 바 있어 학부모들의 혼선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눈치다. 더욱이 휴업여부는 일선 학교의 재량권이라 크게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생각은 달랐다.
비록 휴업의 명목은 ‘효도방학’이지만 명절을 앞두고 촌지와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보다는 아예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교육계의 태도에 분노가 치민다는 게 학부모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고 손쉬운 회피성 휴업만을 선택하는 교육계의 행태가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다.
‘불의에 당당히 맞서라’는 초등학교 교과서처럼 우리 교육계가 ‘촌지문화’에 당당히 맞설 날은 언제쯤 올까 잠시 고민해본다.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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