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집 소문난 집] 광주 일곡지구 일신중 옆‘연’


얕은 바닷가. 갯벌의 넓이는 헤아릴 수 없다. 가리비는 자꾸 등이 간지럽다. 파도가 가만 두질 않는다. 따개비들이 가리비 등에 올라앉았다. 너나할 것 없이 둥지를 틀었다. 따개비들은 저마다 크고 작다. 제일 큰 녀석이 바깥 세상으로 나온 것을 알았는지 고개를 내밀었다. 화들짝, 얼른 고개를 숙였다.
손을 갖다댔더니 전혀 기색이 없다.
홍합 역시 예외가 아니다. 다양한 해초가 더덕더덕 붙어 제법 바닷이야기를 들려줄수 있을 정도다. 양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연, 바다만이 알고 바다가 키웠다. 맛이야 봐야 되겠고.
광주 일곡지구 일신중 인근 해물요리전문점 ‘연’(대표 이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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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을 열었다.
스킨스쿠버를 직업삼아 재미삼아 바다를 끼고 사는 바깥양반, 홍성현씨의 도움이 제법 크다. 서남해 어지간한 물길과 바닷속은 훤하게 꾀고 있다. ‘주말여행’뒤엔 내로라할만한 홍합과 가리비, 전복 따위를 ‘연’에서 만날 수 있다. 간혹 손님이 밀리면 ‘내 차지’가 사라질때도 있지만. 기다리다 보면 좋은 날 온다.
‘연’의 대표 메뉴는 ‘해신탕’. 오골계에다 20여가지의 한약재, 살아있는 해물을 넣어 만든 가족보양식이다.
우선 육수. 큰통에 물을 붓고 인삼과 황기, 당귀, 더덕, 느릅나무, 녹각, 표고버섯, 감초 따위를 넣고 두시간동안 푹 고를 낸다. 식힌 뒤에 오골계를 넣고 마늘과 대추, 잣, 삼, 황기, 당귀, 여기에 나쁜 기운과 향을 없애는 월계수잎을 띄운다. 이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전복과 소라, 가리비, 백합, 낙지를 넣고 입맛대로 끓이면 된다. 그새 가지와 고사리, 호박무침, 멸치, 쪽파무침, 양파절임, 열무물김치, 생지와 묵은지, 버섯볶음 따위의 밑반찬들이 한자리씩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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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익은 전복을 오돌오돌 씹었다. 언제 먹어도 후회없는 선택이다. 살짝 소금에 찍어 맛보면 ‘선수’. ‘연’이수화 대표가 막 잡아온 가리비의 속살을 내놓는다. 제집인양 가리비속에서 놀던 게가 요리조리 방향 감각을 잃고 헤맨다. 짐짓 모른 채 냉큼 먹었다. 짭쪼름한 기운이 한꺼번에 입안으로 몰려들었다. 씹을수록 고소해졌다. 이같은 행운은 흔하지 않다는 게 집주인의 귀띔.
직접 주문제작한 큰 도가니에서 오골계와 한약재, 해물이 잘도 끓었다. 국자로 국물을 떴다. 뜨끈하면서도 한약 특유의 향과 해물의 신선함이 어우러졌다. 전날 숙취에도 그만이고 오늘밤 자양강장제로도 손색이 없다.
잘 익은 오골계를 뜯고, 인삼을 먹은 뒤 다시 한번 국물 한그릇.
식사는 전복내장을 넣고 끓인 죽. 은근한 맛에 사금한 묵은지를 쫘악 찢어 맛보면 더 이상 설명 불허. 4인분을 시켜 다섯명이 거뜬히 먹고도 남을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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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은 해물탕 역시 다시마와 새우의 넣어 끓인 육수를 사용해 직장인들의 입맛을 꽉 잡고 있다. 대만족이라는 평가.
‘연’은 점심특선으로 전복죽과 연포탕, 낙지볶음, 해물탕을 준비했다.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후회없는 선택,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예약 문의=062-571-9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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