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특집Ⅰ 전력점검 ⑦복싱 ‘아시아 정상 탈환을 다시 꿈꾼다‘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효자 종목 중 하나였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아마추어복싱이 금메달 11개가 걸린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1966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줄곧 5개 이상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86년 서울대회에서 12개 전 체급을 석권했을 정도로 아시아 최강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경기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국민의 관심도 시들해 지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한국은 ‘90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5개, 94년 히로시마대회 2개로 금메달 수가 계속 줄더니 98년 방콕대회에서는 단 1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아시아 복싱 강국으로 군림했던 한국으로서는 54년 제2회 마닐라대회에 나선 지 44년만에 겪어보는 수모였다.
한국은 그러나 2002년 부산대회에서 금 3, 은 2, 동메달 5개를 따 내며 부활의 조짐을 나타냈다.
따라서 한국 복싱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80년대의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한다면 상승세의 발판을 확실히 다질 수도 있다.
슈퍼헤비급을 제외하고 라이트플라이급부터 헤비급까지 전체 10개 체급에 도전하는 한국 복싱은 이번 도하에서 최소 2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체력과 파워가 좌우하는 중량급보다 기술과 스피드로 승부를 걸 수 있는 경량급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중량급에서는 94년 히로시마대회부터 출전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신체적 조건과 힘이 뛰어난 중앙 아시아 국가들이 버티고 있어 우승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은 내다보고 있다.
금메달 후보로는 플라이급 이옥성(25.보은군청)과 페더급 조석환(27.충북체육회)이 꼽힌다.
2005년 11월 문성길 이후 19년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이옥성은 지난 9월 파키스탄 그린힐컵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 등 최근 5개 국제대회에서 연속 우승,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5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는 ‘맞수‘ 김기석(영주시청)마저 누르고 태극마크를 단 이옥성은 이번 대회에서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솜지트 종조호르(태국)만 넘긴다면 금메달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조석환도 지난 4월 태국에서 열린 킹스컵 국제복싱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현재 실력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라이트플라이급의 홍무원(25.원주시청)도 스피드를 갖추고 파고들기에 능해 경량급에서 강세를 보이는 태국 선수만 잘 상대한다면 메달권 진입은 무난하다는 평가다.
이들 외에 중간 체급인 라이트웰터급의 신명훈(25.국군체육부대), 웰터급 김정주(25.원주시청), 라이트급 백종섭(26.대천체육관) 등도 대진운이 따라준다면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복싱 대표팀은 오는 10일까지 강원도 태백 고지대에서 체력과 심폐기능을 키우는 훈련에 집중한 뒤 태릉선수촌으로 복귀해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오인석 국가대표팀 감독은 "중앙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복싱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 고비를 잘 넘겨야지만 입상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남은 기간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기술을 더 발전시켜 아시안 게임에 확실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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