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광주비엔날레의 국제화

강원구 회장<전국시도관광협회연합회>

광주비엔날레가 ‘열풍변주곡’이란 이름으로 65일간의 막을 내렸다. 그 기간동안 관람자가 70만 명에 이르렀으며, 외국인 관람객도 3만 명이나 되었다.
외국인들은 특별히 광주비엔날레를 보기 위해서보다는 한국에 살고 있거나, 잠깐 광주에 들렸다 보게 된 사람들이다. 중국인들이 광주를 방문하게 되어 비엔날레를 함께 관람한 적이 있다.
그들이 관람하면서 느낀 것은 ‘이것이 바로 비엔날레구나. 한번은 볼만하다’라고 말한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에게 ‘비엔날레만 보기 위해서 광주에 올 수 있는가’ 라고 물어보면, ‘지나가는 길에 한번 볼 수는 있어도, 특별히 이것을 보기 위해 오지는 않겠다’ 라는 대답이었다.
중국 상해(上海)에도 비엔날레가 개최되고 있다. 중국에서 비엔날레를 ‘쌍년전(雙年展)’이라 하지만, 그들은 비엔날레란 뜻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번 비엔날레는 6차에 걸쳐 개최하다보니 외형적으로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관람객 수가 예상보다 많았고, 총수익도 46억원을 기록했으니 잘 한 일이며, 비엔날레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를 강조해 아시아인의 눈으로 세계 현대미술을 재조명, 아시아 미술의 위상을 확인한 계기도 되었다.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담은 작품 전시를 통해 아시아의 대표적 미술축제로서 입지를 굳힌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이 너무나 적다. 외국인 유치를 위해서는 일본인이나 중국인을 유치해야 한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광주비엔날레를 소개하는 것을 보면 거의 ‘광주미술전’으로 소개한다. 비엔날레란 말이 한자(漢字)로 적당한 말이 없기 때문이지만, 미술전이라 하면 너무나 작은 생각이 든다.
광주비엔날레가 국제적인 문화상품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근 상해나 싱가포르, 부산 비엔날레를 비롯한 다른 지역 비엔날레와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해나 싱가포르는 국제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바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부산비엔날레 역시 국제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광주비엔날레를 앞서 간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광주는 아직 국제도시로 성장하지 못했으며, 광주작가들이 비엔날레를 통해 데뷔하는 것도 없었다. 외형적으로 자리를 굳힌 것은 사실이지만, 광주비엔날레는 국제화에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광주의 국제선 취항은 상해 1곳에 불과하지만, 부산의 경우 30여 곳의 국제선이 취항하고 있다. 상해와 싱가포르의 경우 세계 200여 도시로 취항하고 있는 것을 보면 광주와는 게임이 안 된다.
외국인 관람객이 3만명에 이른 것은 우리의 시야에서 보면 만족할 지 모르지만, 국제적인 시야에서 보면 우리 식구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
외국 관람객들이 비엔날레가 볼만하지만, 특별히 돈을 주고 오지 않겠다는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일부러 이곳에 오지 않더라도, 광주에 올 수 있는 하늘 길이 있다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경쟁력 있는 비엔날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기간만이라도 일본과 중국에 전세기를 취항시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광주가 국제적으로 알려지며, 경쟁력 있는 비엔날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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