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무대포 광주시·미온적인 시의회-정치부 강형구 차장

광주시가 지난 17일 ‘즉흥적’으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거부했지만 시의회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감사가 재개됐다.
광주시의 ‘내실있는 감사’도 시의회의 ‘박광태 시장의 사과’ 등도 양측의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봉합된 것이다.
시는 시의원들이 내용 없이 권위만 앞세우고 업무 소관 자체도 파악하지 못한 채 적절치 못한 질문으로 일관하는 한건주의식 사무감사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등은 “의원의 자질을 문제삼아 법적으로 보장된 감사를 거부하는 것은 반자치주의며, 시민을 모독한 행위”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심지어 시청 공무원들도 “박 시장이 악수를 뒀다”고 말할 정도다.
그동안 의장단 선거 파문을 비롯, 알맹이 없는 시정질문 등으로 시의원들의 자질시비가 끊이질 않았지만 그렇다고 피감기관인 시가 대의기관의 감시와 견제를 원천적으로 거부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여론이다.
그러나 박 시장측은 “행정부지사와 기획관리실장 등이 주도한 것으로 추후 보고만 받았기 때문에 의회 요구 등에 (시장이) 언급할 것이 없다”며 모든 책임을 부하직원들에게 돌린 채 기자와의 대화를 일체 거부했다.
이런데도 시의회 대처는 더욱 가관이다.
일부 의원들은 ‘별 일 아니다’, ‘시장사과 받을 필요가 있나’, ‘감사나 재개하자’ 등 지극히 소극적이다.
시의원 19명 중 18명이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서 정치적 대선배인 박 시장을 견제는 커녕 눈치나 살피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시의회가 ‘박 시장 사과 요구 및 관계 공무원 법적 조치’ 결정을 내렸지만 이에 대한 모든 결정권이 박 시장에게 있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민들은 바란다. 집행부 수장으로서 박 시장의 대시민 사과를, 그리고 시의원들은 자성하고 대의기관으로써의 본분을 찾아가기를….

ses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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