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 북면 ‘천연동굴’

음식의 깊은 감칠맛은 사람의 손맛이 결정한다. 제 아무리 맛난 재료로 갖가지 양념을 해도 음식을 다루는 사람의 손맛이 없으면 그 재료가 갖고 있는 저마다의 독특한 맛을 낼 수가 없다. 진미를 맛보세 진미를…통돼지 바비큐 전문 ‘천연동굴’ (대표 조성욱)

백아산은 지금도 붉은 단풍이 한창이다. 2억 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이 있고 석회석암 산봉우리는 마치 흰 거위가 옹기종기 앉아 있는 듯하다.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이 백아산이 아니던가. 굽이진 산기슭을 따라 자동차가 신나게 달린다. 백아산 휴양림 방향으로 접어든 자동차는 잠시 휴식이라도 원하는 듯 조그만 다리 위를 지나자 멈춰 서버리고 만다. 녀석도 나처럼 꽤나 배를 주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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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질 단단하고 쫄깃한 맛 일품
화순군 북면 백아산 자락에 위치한 음식점 ‘천연동굴’. 흑돼지 바비큐 요리로 정평이 난 곳이다. 주인장은 매일같이 흑돼지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백아산 자락을 오른다. 흑돼지와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세월을 세상도 알아준 것일까. 백아산을 찾는 단체 등산객들이 등산을 마치고 잊지 않고 들르는 곳이 바로 이곳이란다.
‘천연동굴’에서 통돼지 바비큐를 맛보려면 장시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주인장은 적어도 하루 전이나 식사하기 4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만 약속된 시간에 통돼지 바비큐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백아산 인근 농장에서 맘껏 뛰놀던 놈들이 식탁에 올랐다. 어림잡아 80~90근은 넉넉히 나가는 녀석들. 마이다스의 손을 가진 조 대표가 장장 4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인다. 참숯 향 물씬 나는 통돼지 바비큐 완성. 2~3년 묵은 김치에 부추무침을 살짝 얹어 무공해 야채에 쌈해서 한입 털어 넣는다. 쫄깃쫄깃한 육질이 전혀 느끼하지 않다. 환상적인 맛의 조화. 심봉사가 눈을 번쩍 뜰 정도로 감질나다.
껍질을 싫어하는 분이 있다면 걱정 마시라. 행여나 껍질을 싫어한다면 주인장에게 말하면 근심 해결. 친절한 성욱씨! 살코기와 껍질을 정성껏 구분해서 직접 나눠주기도 한단다. 통돼지 바비큐 요리에 살코기만 나오느냐. 천만에 말씀이올시다. 희생된 녀석들의 장기들은 고스란히 다른 요리로 재탄생한다. 비린 내 전혀 없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건 바로 참숯의 향이 육질에 묻어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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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채소 밑반찬에 시원한 매운탕
밑반찬도 푸짐하다. 산채나물, 토란대와 고사리, 호박고지, 시금치, 부추무침뿐만 아니라 이집의 자랑인 물천어(일명 물고기 찜)도 함께 나온다. 거기에다가 옛 전통방식으로 메주콩을 발효시켜 직접 만든 된장을 비롯해 백아산에서 재배한 배추, 상추, 쑥갓, 무우청 등이 제공되니 손님은 오로지 젓가락만 분주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훌륭한 밑반찬에 매운탕(메기, 쏘가리, 빠가사리)를 맛보면 더욱 좋을시고. 국물이 끝내줘요. 이보다 더 시원할 수는 없다.
주인장 조성욱씨가 뽐냈다. “모두 백아산 자락에서 나고 자란 것들 입니다. 무공해 식품들이니 안심하고 맛있게 드십시오. 그리고 소문 좀 내 주시고요”라고.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네”.
백아산 산기슭에 위치한 ‘천연동굴’은 통돼지 바비큐 외에도 보양식 촌닭과 흑염소, 송어회, 닭볶음탕 요리를 내놓는다. ‘천연동굴’을 찾아가는 방법은 2가지. 먼저 고속도로를 타고 오는 길이라면 호남고속도로 옥과IC→곡성군 오산면→북면 원리→수리입구→천연동굴(백아산 자연휴양림 가기 전)로 진입하면 된다. 두 번째는 화순군을 지나서 새로 뚫린 도로를 타고 이정표에서 동복 방향으로 진행→한국석탄공사 앞→ 북면 원리→수리입구→천연동굴에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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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시설로 방갈로, 천연잔디 족구장, 노래방, 물놀이장을 갖추고 있어 가족 및 단체 나들이객들에게 손색이 없는 곳이다. 숙박요금은 7~8인 기준으로 5만원. 성수기·비성수기 구분 없이 무조건이다. 봉고차도 운행하고 있다. (예약문의=061-374-7373, 018-248-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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