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세계는 하나 우리도 하나”

박혜자 <전남도 복지여성국장>

우리는 요즘 거리에서 외국인 주부를 자주 만나게 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낯설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성비의 불균형으로 농촌 총각의 국내결혼이 어려워짐에 따라 1995년 이후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농어촌 총각 4명 중 1명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여성과 국제결혼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증가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의 경우는 2006년 하반기에 3천명이 넘는 외국여성이 가정을 꾸리고 있고 여기서 태어난 자녀들도 3천명에다 배우자와 시부모를 합치면 어림잡아 외국인 가정은 1만명 가까이 된다.
가문과 핏줄의식이 유난히 강한 우리나라는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국제결혼을 극구 반대했고 외국인과 결혼한 자녀와는 의절도 불사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했다. 무조건 반대했던 부모도 어쩔 수 없이 자녀의 국제결혼을 주선하고 나서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도 벌써 다인종, 다문화사회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의식 속에 오랫동안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단일민족, 순혈주의’라는 전통 때문에 다인종, 다문화 사회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 또한 대부분 국제결혼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고 있어 갖가지 문제점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혼 이민가정이 안고 있는 주된 문제점으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사회부적응, 가족간 갈등문제, 그리고 자녀교육 문제, 취업문제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이주여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가정의 문제에서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문화정책 시행과 결혼이민자와 가족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배려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시키려는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도는 ‘다인종, 다문화’의 사회를 대비하고 이주민들의 다양성을 존중해 사회 통합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결혼이민가정이 우리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2개소를 설치 운영해 결혼이민자 가족에 대한 이해증진 프로그램을 비롯, 한글과 문화교육, 소외현상 극복, 유관 기관·단체간 네트워크 형성, 주민의식 변화를 통한 다문화 공동체 형성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이 센터를 4개소로 확대 운영, 이주가정 전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결혼 이주가정을 지원하고 인종적·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수용분위기 확산과 더불어 공동체의 의식 함양을 위해 결혼이민자 가족과 함께 하는 ‘2006 다문화가정 가족 한마음 축제’를 개최했다. 이번행사는 자국 민속의상, 민속춤·노래, 악기 분야 등 민속경연대회와 함께 국가별 전통음식 만들기 등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와함께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역인적자원개발사업비를 지원받아 이주여성을 영어교사나 외국어 관광안내원 등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교육을 실시했다.
이밖에도 각 지자체와 민간단체들이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조기정착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부부공동체훈련, 한글교육, 문화적응교육, 정보화교육, 문화체험교육, 상담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여성 주부들이 피부색과 출신 민족이 다르다고 차별을 받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된다. 이제는 상호존중과 포용의 바탕위에서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의 문화를 배워서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야 한다. 이주여성들은 젊은이가 떠나간 우리 농촌을 지키는 새로운 파수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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