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JB줄기세포연구소
제대혈·골수 줄기세포 이용 세포 치료제 개발
동물시험 성공…식



1년 전,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 이후 ‘줄기세포’는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줄기세포 연구가 인류에 가져올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조차 쉽사리 연구성과 등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삼갔다. 하지만 줄기세포 연구는 그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해오고 있다. 척수손상된 동물임상에 이어 각종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세포치료제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성탄절인 25일 오전 조선대 의과대학 2호관 4층에 자리한 ㈜JB줄기세포연구소를 찾았다. 성탄연휴를 반납한 연구원들은 “동물임상시험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잠시도 손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JB줄기세포연구소는 제대혈 줄기세포와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해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각종 난치병 치료에 도전하는 바이오벤처 회사다.
㈜JB줄기세포연구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송창훈(50) 조선대 의과대 교수(산부인과학 교실)는 “성체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해 치료에 쓰자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라며 “세포치료제를 개발해 척수손상 환자 등 난치병 환자의 치료에 쓰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의 현재 기술력은 척수손상된 실험용 개를 대상으로 동물임상을 마무리하는 단계.
‘비글’이라는 실험용 개 5마리의 척수에 고의손상을 줘 하반신을 마비시킨 뒤 연구소에서 개발한 세포치료제를 투여했다. 이 결과 두달반 정도 꿈쩍을 못하던 개가 세포주입 이후 다시 뒷다리를 움직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상태다.
당초 기대만큼은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상당한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송 교수의 평가다. 비록 사람세포를 개에 활용했지만 하반신이 완전 마비된 개가 뒷다리를 박차고 일어서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의학계의 혁명적인 사건이다.
㈜JB줄기세포연구소 박종선 마케팅팀장은 “동물시험에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신청에 들어가면 빠르면 1년 뒤부터는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12월 설립된 ㈜JB줄기세포연구소는 아직은 연구원을 포함해 전 직원 19명의 자그마한 회사다.
그러나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이곳에서 목표하는 세계시장은 자그마치 20조원대에 이른다. 국내 척수손상환자 17만명을 포함해 수백만명에 이르는 전 세계 척수마비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면 그동안 불치로 여겼던 이들의 치료 가능성을 열어젖히게 된다.
더욱이 ㈜JB줄기세포연구소의 연구팀과 함께 각계 의료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환상의 임상연구팀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게 만들고 있다.
이미 지난 2004년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세계최초로 줄기세포 임상시험을 수행한 바 있는 연구팀이 ㈜JB줄기세포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조선대 의과대학 유재원 교수(정형외과)를 팀장으로 쥐의 척수손상연구로 유명한 해부학 김종중 교수 등이 함께 하고 있다. 또 전남대 장철호 교수가 난청 줄기세포 치료연구를, 조선대 김성환 교수가 간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연구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연구와 임상실험을 꾸준히 병행해 온 명실상부 세계적인 드림팀으로 불리고 있다.
송 교수는 “불치병이나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가능성과 희망이 바로 줄기세포라고 확신한다”며 “식약청의 세포치료제 임상승인을 받아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인 생물제약회사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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