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곡동 한국아파트 앞‘일곡 왕족발·보쌈
매일 아침 갓 잡은 국산 돼지 족 사용
보쌈, 돼지고


돼지족발은 퇴근길 소주 한잔과 곁들이기 좋은 음식이다. 콜라겐 엘라스틴 등 수유(授乳)에 좋은 성분이 많아 산모에게는 물론 열손실이 많은 겨울철에 수험생 간식으로 인기가 높다. 광주시 일곡동 한국아파트 상가내에 자리잡은 ‘일곡 왕족발·보쌈’(대표 강정숙). 삼호축산에서 도축된 돼지 족을 매일 공수받아 사용한다. 족발 맛은 역시 재료이고, 그 다음으로는 삶고 맛을 내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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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 좋기로 소문난 부부가 운영하는 ‘일곡동 왕족발·보쌈’. 인심만큼이나 맛과 서비스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생강, 마늘, 양파 등 기본 재료와 ‘밝힐 수 없는’ 몇가지를 재료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 국물에 당일 아침 ‘삼호축산’(광주시 양산동 위치)에서 갖 잡은 돼지 족을 2~3시간 동안 끓여 부드러움과 향미를 일궈내고 있다.
어릴 적 기억에 족발은 시골 5일장이나 시내 커다란 재래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찜통에 돼지 족을 넣어 장시간 삶아낸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 양념장에 콕 찍어 먹던 기억이 새롬새롬. 시장통 나들이 가면 대소쿠리에 가득 담아놓은 족발 먹는 재미가 제법 솔솔했다. 족발은 단백질 보충음식으로 딱이다. 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음식이 외식 붐을 타고 어엿한 음식 대접을 받게 됐는데… 그 쫄깃한 특유의 맛으로 족발은 외식 아이템의 주요 부분으로 대접받고 있다. 특히 구워 먹는 고기가 비만을 불러오는 포화지방산 덩어리인데다 각종 발암물질을 포함한다고 해서 족발이 어엿한 웰빙 음식 대열에 들었다.
‘일곡동 왕족발·보쌈’ 가게는 철저하게 국내산 돼지 족을 사용한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돼지 족이 전부 국산은 아니기 때문. 중국산, 캐나다산, 미국산 등 족발계도 이미 다국적 군(?)들이 국내시장을 많이 잠식해 가고 있는 상태. 족발은 국산을 써야 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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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에서부터 주인장의 정성이 이리 깊으니 그 맛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겠다. 이 집은 족발을 조금씩 자주 삶아낸다. 차갑게 식은 기름기가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부드러움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삶아내는게 요리의 포인트.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 살아 있다. 껍질의 감촉은 질기지 않으면서도 씹히는 맛이 좋다. 살점 부분도 퍽퍽하지 않아 부드럽게 넘어간다. 감칠맛이 좋은 족발이다.
‘일곡 왕족발·보쌈’ 집은 하루에 팔 분량을 오전에 준비해두고 적당히 식으면 저녁 시간에 맞춰 판매한다. 그날 주문량을 다 팔면 사실상 영업은 쫑. 선한 주인의 표정도 이 동네의 서글서글한 맛을 떠올리게 한다.
다음 상은 보쌈 차례. 족발이 쫄깃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있다면 보쌈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특징. 보쌈에 보쌈김치가 빠지면 앙꼬없는 진빵인 셈. 보쌈은 돼지고기의 최고급 부위인 삼겹살과 전지살, 한경살을 골고루 섞어 손님상에 낸다.
보쌈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는 시골 처가에서 재배한 태양초를 직접 빻아 쓴다. 배추 한포기에 무, 배, 미나리, 실파, 표고버섯, 굴, 잣, 고춧가루, 소금, 설탕, 새우젓,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식재가 들어가 그 맛을 최촉한다. 빨간 김치의 윤기가 더욱 군침을 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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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차려진 온갖 재료들을 상추 위에 얹어 입 속 깊은 곳으로 밀어 너었다. 고기는 퍽퍽하면 참 먹기 싫어지는 법인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고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목넘김이 너무 좋았다. 이 고기땜시 소주가 그냥 넘어가더구만요.
이곳 왕족발과 보쌈의 맛은 이미 동네 터줏대감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상태다. 초저녁부터 가게를 방문한 동네 아저씨가 “이 집은 주인장 부부가 부지런해가꼬 다른 집 음식 맛하고 확실하게 달라블어. 요리하는 거슬 내가 봤는디 재료라는 재료는 몽땅 싸그리 집어 너어븐께 육수도 다른 집허고 달라블고 족발이나 보쌈 맛도 겁나게 차이나블제”라고 한다.
갖가지 딸려 나오는 음식도 맛이 좋다.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불편하다 싶으면 시원한 오이 냉채에 비빔메밀 국수 한 그릇 먹으면 포만감이 개운하게 사라진다. 맛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가 없으니 직접 시켜서 먹어보시길 권한다.
여기서 잠깐. ‘일곡 왕족발·보쌈’은 주일 날 가게 문을 열지 않는다. 그리고 방문해서 포장해 가면 1천원 할인해 준다. (문의=062-575-8586, 8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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