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풍암지구‘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
전라도식 육수·샤브샤브 소스 눈길
쫀득쫀득



샤브샤브는 팔팔 끓는 국물에 아주 얇게 썬 고기를 살짝 익혀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 본래 ‘살짝 살짝’ 또는 ‘찰랑찰랑’이란 뜻의 일본어에서 온 말이다.
칭기즈칸이 몽고군을 이끌고 유럽과 아시아를 누비던 시절, 군인들이 철모에 물을 담아 끓여 진군 중에 잡은 동물의 고기를 익혀 먹은 데에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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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것으로 요리로 정착시킨 것은 일본 사람들이다. 요리 이름도 ‘흔들다’는 의미의 일본말 ‘샤브샤브’라 붙였다.
우리나라 전통 요리법에도 샤브샤브와 같은 형태의 음식이 있다. ‘토렴’은 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여 데우는 방법이다. 삼국시대 전쟁터에서 철로된 투구에 물을 끓여 야채와 고기를 익혀 먹거나 데워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
고려시대 몽고군이 이 토렴법을 배워 ‘칭기즈칸’ 요리로 발전시켰고, 칭기즈칸의 대륙정벌 정책에 의해 유럽까지 영토를 넓힌 몽고군이 스위스에 전통 요리 ‘퐁듀’를 남겼다고 한다. 또 임진왜란 때 일본에 건너간 이 토렴법은 오늘날의 ‘샤브샤브’ 요리를 만들어 냈다고 전한다.

버섯매운탕 칼국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대표 최다연)는 버섯, 미나리 등 여러 싱싱한 야채를 골라내 시원하고 개운한 매운탕 칼국수 육수에 샤브샤브를 가미함으로써 ‘한 끼니 때운다’는 개념의 칼국수를 외식의 개념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새로운 개념의 퓨전 칼국수 전문 음식점이다.

매서운 칼바람으로 인해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이다. 풍암지구 금당산 자락에는 엊그제 내린 눈꽃송이가 푸른 소나무에 군데군데 얹혀 있다. 자동차는 연신 아파트를 굽이굽이 돌아 서창 농협 뒤에 다다랐다. 뒷골목에 접어드니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연이어 가게에 들어선다. 고개 들어 바라보니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 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 커니! 여기까지 온 김에 이집 음식 솜씨 맛 좀 봐야겠구나.” 오늘 메뉴는 칼국수다. “그대 가게의 맛의 비법을 밝히겠노라”는 다짐이 앞선다.
가게에 들어서니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로 인해 맛집은 인산인해 상태. 입소문 타고 저 멀리 오치동과 우산동에서 왔다는 손님들도 있다. 20개 테이블 80여 좌석이 꽉 들어차 입추에 여지가 없다.
이곳 대표 메뉴는 ‘쇠고기 샤브샤브’와 ‘버섯 얼큰 칼국수’. 주방에서 한 그릇씩 담아 내오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 위에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어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우선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까맣고 우묵한 법랑 냄비 안에는 느타리버섯, 미나리, 양파, 붉은 고추 등이 가득 담겨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돋운다. 푸짐하게 담긴 냄비가 화로에 올라 내용물이 끓기 시작하면 젓가락으로 얇게 잘린 쇠고기를 집어 끓고 있는 육수에 넣어 가볍게 한두 번 흔들어 적당히 익힌다. 쇠고기에 버섯과 미나리를 먼저 건져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에 콕 찍어 먹는다. 맛의 평가는 한마디로 ‘따봉’.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는 이 집의 자랑거리. 간장에 갖은 양념을 섞어 만든 액상 스프에 와사비의 절묘한 조화가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 낸다. 17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 온 최 사장만이 만들 수 있는 비법이란다. 부드럽게 씹히는 버섯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정도로 그 맛이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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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또한 진한 맛이 우러나 사람들 뇌리에 각인시킨다. 얼큰하고 진한 국물을 만들기 위해 최씨는 4개월간 전국에 이름난 칼국수 집을 방문해 직접 맛을 음미해 보고 그를 비교, 평가했다. 최씨가 내린 결론은 바로 전라도식 육수가 승부의 관건. 주인장은 전라도식 육수를 빼내기 위해 핏기를 제거한 후 소뼈를 장장 6시간 동안 우려내야 제대로 된 육수가 나온다고 했다. 시원한 맛이 끝내준다.
최 대표는 “중국 장수촌 사람들도 고기를 국물에 삶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기왕에 먹을 고기라면 국물에 익혀 먹는 등촌의 샤브샤브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쇠고기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나면 이제 그 국물에 칼국수 사리를 넣어 삶는다. 유난히 쫄깃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면발은 배부른 줄 모르고 계속 입맛을 당긴다. 일반 칼국수 면발은 빨리 퍼져서 젓가락을 가져다 대면 뚝 끊어지지만 이곳 면발은 쫀득쫀득해 끊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S’ 업체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면발이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에 칼국수 면발이 환상적으로 녹아들면 그 위에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를 살짝 덧씌우는 것도 포인트. 각자 개성에 따라 그 맛을 즐기면 그만이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나면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수저를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바로 계란과 각종 야채로 버물린 볶음밥. 안 먹으면 후회한다고 주인장은 설명한다. 얼큰한 국물에 얼얼해진 속을 달래주는 듯하다.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는 어린이를 위한 메뉴로 해물 바지락 칼국수도 준비돼 있다. 마치 바다에 온 느낌이랄까. 또한 점심에 면 종류가 꺼려진다면 알 요리 시리즈로 아쉬움을 대신 할 수 있다.
이곳은 쇠고기 샤브샤브 2인분 이상 주문시 버섯모듬세트 한 접시 무료 제공 혹은 쇠고기 샤브샤브 1인분을 추가로 제공한다.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 또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예약 전화는 062-655-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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