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보성리‘영동회관’
녹차 가공해 사육한 소·돼지 최고 품질
구수하고 부드러운



녹차, 서편제 소리, 옹기 등 삼다(三多)의 고장 보성. 이곳의 자랑은 드라마·TV 광고 배경으로 각광받은 회천 회령의 드넓은 녹차 밭과 율포 앞바다 녹차탕, 소리꾼 조상현을 배출한 고장답게 보성 소리축제, 미력 옹기마을에 그치지 않는다.
보성 사람치고 보성한우와 녹돈의 자랑을 빼놓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암산 철쭉의 아름다움, 백제고찰 대원사의 은은한 풍경과 티베트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고장 보성으로 맛집 탐방을 나섰다. 보성강을 끼고 흐르는 작은 지류들은 겨울 햇살에 반사돼 눈부시게 아름답고 배고픈 객들을 태운 자동차는 헐레벌떡 보성 군청 앞에 다다랐다. 멀지 않은 곳에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대표 최순덕)의 문패가 시야에 들어왔다.
최순덕 대표는 “보성에 왔으믄 여기저기 볼거리도 많은께 구경도 많이하고 맛난 것도 많이 먹어봐야지라”며 “우리 집은 보성녹돈과 한우로 만든 음식이 자랑거린께 한번 드셔보쇼”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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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주방에서 기본 밑반찬이 나왔다. 녹돈 고장답게 돼지껍질 편육에 새우, 브로콜리, 한우의 허파로 만든 전, 선짓국물이 함께 나왔다. 가장 먼저 돼지껍질 편육에 젓가락을 가져다 옮겼다. 편육 제일 끝부분 껍질을 씹는 게 상당히 재미나다. 붉게 잘 익은 새우의 껍질을 발라내 장에 찍어 목구멍에 넣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광주에서 소문듣고 보성까지 달려온 보람이 있겠구나”는 생각이 번쩍 스치고 지나갔다. 잠시 후 주방에 들어간 안주인이 선홍빛 가득한 쇠고기 꽃살과 갖은 양념에 계란을 얹은 환상의 육회, 입 안 가득 군침 돌게 하는 녹돈 생삼겹을 한상 가득 내왔다.
“아따 뭐가 이리 많다요”라고 묻자 “원래 보성이 인물 좋고 인심 좋기로 유명한 동네 아니요”라고 되받는다.
새빨간 살코기에 마블이 그림처럼 퍼진 최고급 쇠고기 꽃살이 먼저 상에 올랐다.
“보성 한우와 녹돈이 어째서 그리 유명하다요”라고 묻자 최 대표는 “보성 한우는 불포화 지방산과 토코페롤, 필수아미노산 함유량이 높은 고품질 기능성 한우라서 육질이 부드럽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며 “녹차의 카테킨 성분의 산화작용에 의해 살코기가 암적색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꽃살 요리는 굽는 시간도 적절히 조절해야한다. 붉은 핏기가 조금 남아 있을 때 먹어야 제 맛. 바싹 구우면 그 맛을 음미할 수 없게 된다. 쌈배추에 녹차고추, 마늘, 쌈장을 가득 넣고 마블이 선명한 꽃살을 얹어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그대로 전달된다. 신선한 꽃살 본연의 맛을 보고자 한다면 야채 없이 그냥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최 대표가 보성 음식을 그토록 자랑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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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익힌 꽃살 요리에 이어 이제 육류의 살아있는 싱싱한 맛을 느낄 차례. 잘게 잘린 생고기 위에 예쁘게 널린 깨, 그 위에 갖은 양념과 노란빛의 계란이 입맛을 달군다.
기름기 없는 소의 우둔살을 얇게 저민 다음 가늘게 채를 썰었다. 마늘은 껍질을 까서 얄팍하게 저민 후 간장에 파·마늘 다진 것과 깨소금·참기름·설탕을 섞어 양념장을 만들었다.
높이 쌓아 올려진 육회 꼭대기엔 계란 노른자 하나. 골고루 잘 섞은 후 육회를 그냥 음미하거나 함께 나온 배추속과 함께 쌈 해 먹으면 그 맛이 한층 배가 된다. 소고기육회 마블링이 살아있어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부드러운 육질 때문에 씹는 맛도 일품이다. 곁들여 나온 배로 입안을 달래면 시원함을 맛볼 수 있어 일석이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에는 녹차의 고장 보성 녹차를 먹고 자란 보성녹돈 생삼겹살을 먹을 차례. 보성녹돈은 최남단의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청정지역 보성의 따뜻한 해풍과 순한 햇살을 받고 자란 녹차를 사료에 혼합해 키운 돼지로 녹차성분이 돼지고기 특유의 노린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녹돈은 저콜레스테롤 돈육으로 녹차의 카테킨, 프로보노이드 성분 등의 효능에 의해 인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성 돼지고기다.
생삼겹을 직접 손으로 썰어 손님상에 올리는 이곳은 일반돼지보다 냄새가 나지 않고 기름기가 적어 껍질째 먹어도 비계가 쫀득쫀득하다. 그래서인지 녹돈에 입맛이 길들여지면 다른 돼지고기 생삼겹은 잘 먹지 못한다고 한다. 얼리지 않아 살아 숨 쉬는 듯 한 신선도를 자랑하는 생삼겹은 담백한 살코기와 층층이 어우러진 쫀득하고 고소한 지방이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버섯, 감자, 양파 등과 함께 불판에 잘 데우면 기름기가 쫙 빠지면서 한결 더 연한 육질을 맛볼 수 있다. 상추와 함께 한입 가득 싸서 먹으면 아삭하게 씹히는 야채와 지방층 부분의 씹히는 맛이 뛰어나 쫄깃쫄깃한 육질의 맛이 입을 즐겁게 해준다.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에서는 이외에도 육회비빔밥과 안창살·갈비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최 대표는 예전에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해 경력이 있어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면 멋진 한정식 요리도 맛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게를 찾는 이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고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영동회관’이 보성의 최고 맛집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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