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서구 쌍촌동‘참게랑 메기랑’
살며시 녹아든 통통한 메기살 일품
주인장 정성 가득한



봄이 다가오는 걸 시샘이라도 하듯 늦겨울 매서운 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따뜻한 국물을 찾기에는 딱 안성맞춤인 시기.
“뭐 없을까?”라는 생각을 안고 상무지구와 인접한 쌍촌동으로 향했다. 체신청 맞은 편 골목길에 접어드니 ‘참게랑 꽃게랑’(대표 조수현) 간판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메기매운탕은 많이 들어 봤어도 참게메기매운탕은 금시초문. 다짜고짜 가게로 들어가 맛을 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섰다. 가게는 이미 들어선 손님들로 인해 여기저기서 이야기꽃이 만개했다. 참게메기매운탕을 맛보기 위해 퇴근 후 직원들과 함께 사람을 비롯해 가족 동반 팀, 참게와 메기를 나눠먹고 있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모습까지.
가게는 참게와 메기의 아름다운 봉사로 한껏 분위기를 달아 올랐다. 이곳 가게에 들어서면 ‘뭐 먹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참게메기매운탕’ 요리 하나만 전문으로 하기 때문. 3월부터 12월까지 참게가 풍성하게 잡힐 때 ‘참게탕’ 요리도 하긴 하지만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
날씨가 제법 차갑고 때가 때인지라 ‘참게메기매운탕’을 주문했다. 처음 들어본 요리라서 호기심 반 걱정 반. 출출한 허기는 물론 마음속까지 따뜻하게 덮여주는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을 간절히 바랬다.
예로부터 메기는 신체가 허약한 사람들에게 기(氣)를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상에 올랐고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어 종종 파를 넣고 달여 먹기도 했다. 또 메기의 꼬리는 안면 신경마비가 올 때 환부에 붙여 치료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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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분을 기다린 끝에 보글보글 소리와 함께 등장한 주인공은 바로 참게와 메기. 이름하야 ‘참게메기매운탕’. 신선한 재료는 기본이고 먹음직스런 양념과 얼큰한 육수가 입맛에 딱이다.
메인 요리와 함께 밑반찬으로 묵은 김치, 봄이 씹히는 맛의 세발나물, 미역초무침, 소금에 절인 오징어 젓갈, 참게장, 잘 구운 파래김, 익힌 양념새꼬막, 재래종 갓을 사용한 갓김치 등이 나왔다. 여러 반찬 중 단연 시선을 잡은 것은 바로 참게장. 조 대표의 지극한 정성이 담긴 참게장의 비밀은 잠시 후에 소개하기로 한다.
‘참게메기매운탕’. 주인장은 웃으면서 “이 요리 비법은 제 아내에게도 일러 주지 않는 특급 비밀입니다. 저만 보려고 따로 조그마한 노트에 메모해서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항상 연구를 하고 있죠”라고 말한다.
기대가 한층 더 부풀어 올랐다. 여기에 꽃미남 사장과 꽃미녀 안주인의 선한 인상이 더해져 빨리 맛을 보고 싶다는 조바심이 이렀다.
살점 풍부한 메기와 여러 조각으로 잘린 참게 녀석을 신체 한 부위를 접시에 담았다. ‘후~후~’ 입김을 불며 뜨거움이 빨리 가시길 바라며 드디어 입에 넣는 순간. 심장이 멎을 듯 한 강한 식욕이 당겼다. 메기의 통통한 살점이 입에서 보드랍게 녹아내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첫 키스 이후 이렇게 부드럽고 감미로운 맛은 처음. 그 후부터 메기의 살점은 빠른 속도로 입속에 녹아 사라졌다.
깨끗한 섬진강변에서 잡아 올린 참게. 이제 녀석을 맛 볼 차례다. 다리 쪽에 실처럼 가느다란 뽀송뽀송한 털이 있다. 알이 많이 오른 녀석에게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와싹 와싹’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이제 밑반찬 중 참게장의 비밀을 소개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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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와는 달리 참게는 특유의 깊은 향이 있어 꽃게 간장게장을 담글 때처럼 여러 양념과 술을 넣으면 참게 고유의 맛이 다 사라진다. 섬진강변이 고향인 주인장은 이 점을 착안해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게 참게장을 조리해왔다.
귓뜸을 통해 들은 조리비법. 맛객은 혼자만 알고 있기에 안타까움이 앞서기에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흐르는 물에 참게 녀석을 담그고 배 부분을 칼로 살짝 벌려 씻은 후 게가 잠길 정도로 간장을 붙는다. “게들이 싱싱할 때 간장에 즉사시키기 위해서 간장을 붙는다”는 조 대표의 설명이 떠올랐다. 이런 다음
약 5일 정도가 지나면 게들을 차곡차곡 한곳에 가지런히 정리하고 남은 간장국물에 마늘, 생강, 대파, 고추, 양파, 후추 등을 넣어 바글바글 끓여낸다.
그 다음 가장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다시 게들을 담는데 이때 잘 말린 태양초 통고추와 생강 등을 얇게 져민 후 통에 담는 게 포인트이다. 그 다음에는 뚜껑을 덮고 일주일 간격으로 약 3번 정도 끓여 넣기를 반복하면 잘 숙성된 참게장이 완성된다.
참게장을 만드는데 근 한달여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손길이 가기 때문에 지극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그 맛을 제대로 만들어 낼 수가 없다는 게 주인장의 이야기다.
정성이 담긴 참게장에 찰진 쌀밥을 비빈 후 파래김에 싸서 먹는 맛도 일품이다. 주인장이 적극 추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이곳은 ‘참게메기매운탕’의 국물 맛을 제대로 우려내기 위해 배추 시래기를 사용한다. 무 시래기를 사용하면 쫄깃한 맛이 있기는 하나 육수 맛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아 배추 시래기만을 고집하고 있다.
참고로 이곳 가게는 점심시간에 자리를 찾기 힘들다. 점심시간 이전에 사전 예약이 모두 끝나기 때문. 점심시간에 방문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기다리는 등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 또 식사가 끝나면 집에서 직접 만든 수정과가 후식으로 제공된다.
‘참게메기매운탕’은 값은 크기에 따라 2만원, 2만 5천원, 3만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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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062-381-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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