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동구 산수동‘도리포회센터’
통영·여수·완도 청정해역 해산물
시원하고 개운한 생선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무리지만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길거리 지나치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고, 봄을 맞이하는 봄처녀의 마음처럼 다스함이 느껴진다.
봄맞이 횟감 여행을 떠나보자. 잠시 잊고 지냈던 싱싱한 회를 만나기 위해 광주시 동구 산수동 ‘도리포회센터’(대표 박 훈)로 향했다.

우리가 흔히 가장 일본적이라고 여기고 있는 생선회의 원조는 중국이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 앞에 공자가 쓴 논어의 향당편을 보면 ‘음식은 정갈해야 하며, 회는 가늘어야 한다’라는 내용이 씌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로 접어들어 유교의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삼으면서 생선회를 즐기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서두는 이쯤에서 접고 곧바로 ‘도리포회센터’로 직행했다. 주인장 박씨가 손님을 맞기 위해 수족관 물을 갈고 실내 청소를 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사를 나눈 후 메뉴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활어회 大’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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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돔부터 시작해 해삼, 세꼬시, 산낙지회 등 갖은 해산물이 즐비했다. 이외에도 새우, 굴, 조개국물, 꼬막, 파래전, 청어구이, 계란찜, 콘치즈 등 갖은 요리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사장님, 이게 정말 5만원짜리 차림상이 맞소?”라고 물으니 “그럼요”라고 답한다. 놀라웠다. 많은 횟집을 다녀봤건만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무한대 횟감이 제공되는 곳은 처음이라서.
횟감살속 미세한 신경까지 보이는 투명함이란 바로 신선도. 통영과 여수, 완도 등 청정바다에서 잡힌 활어들이 싱싱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선 붉은 돔을 먹어보기로 했다. 생선회는 깻잎과 상추 등에 싸서 먹으면 회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생선회와 채소를 따로 먹기도 한다는데…. 그리고 자극성이 강한 마늘과 된장은 혀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기 때문에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간장에 고추냉이를 섞어 찍어 먹는 게 가장 방법이라고 한다.
나만의 방식대로 먹어보기로 맘먹고 소스에 살짝 찍어 맛을 봤다. 따뜻한 기운이 있는 혀에 돔이 차악 감겼다. 혀가 받아들인 것인지 대양을 주름잡던 도미가 온기가 그리워 달라붙은 것인지 헤아릴 길이 없다. 두어점 더 집어 맛을 봤다. 녀석들이 감겨들어 정신이 혼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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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꼬시, 해삼 등에도 손을 댔다. 고추냉이에 간장을 넣은 뒤 고추장과 된장과 함께 녀석들을 비벼 쌈을 했다. 한입가득 쌈이 들어온 순간 싱싱함이 입안을 감돌았다.
상에 오른 많은 횟감들을 먹어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다 먹고 나니 생선지리가 코앞에 버젓이 나타났다. 색깔이 진국임에 입맛부터 돋웠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 떠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는 게 ‘행복에 이르는 작은 기쁨’이었다. 과음한 후 속풀이용으로 최고일 듯.
훈훈한 인상이 더욱 매력적인 박 대표는 “최고의 싱싱한 횟감만을 사용해 손님들 입맛을 돋우는 즐거움에서 이 일에 참맛을 느낀다”고 한다.
싱싱한 생선회 안주에 소주 한 잔에 곁들이면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있을고. 잔잔하게 출렁이는 남녘바다의 속살을 은근슬쩍 훔쳐 먹는 맛도 세상사는 낙이 아닐까.
주인장의 넉넉한 미소와 펄떡이는 싱싱한 횟감이 만나는 ‘도리포회센터’는 봄철을 맞아 연일 손님들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가게에서 쌈용으로 제공하는 배추와 상추는 안주인의 고향인 나주 다시면에서 재배한 무공해 야채로 믿고 먹을 수 있다. 또 ‘활어회 大’를 주문하면 산낙지회가 기본으로 제공돼 쫀득쫀득한 산낙지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문의=062-225-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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