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단일 후보내라” 민주당 朴대표와 ‘통합론’ 놓고 이견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29일 범여권 통합론을 놓고 은근한 설전을 벌였다.
김 전 대통령이 범여권 인사 연쇄면담의 일환으로 동교동 자택에서 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다.
평소 김 전 대통령과 예방객의 대화와는 달리 이날 면담에서는 박 대표가 ‘중도개혁세력 통합론’에 대해 50여분의 면담시간 중 30여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며 설명했고,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표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서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며 대화를 주고 받은 것은 아니지만 김 전 대통령은 ‘비한나라당, 중도개혁세력, 재야세력까지 포함한 대통합’을 강조하며 “안되면 후보단일화라도 하라”고 주문했고, 박 대표는 선(先) 중도개혁세력 통합, 후(後) 후보 단일화론을 제시하며 미묘한 인식의 차를 보였다.
박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중도개혁세력을 대통합해서 후보단일화를 하면 능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대통합을 하면 대선승리가 어렵다”며 “국정실패에서 자유로운 정치세력이 새 정책을 내걸면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열린우리당은 분당 당시와 다르다. 지금은 우리당에 이질세력들이 많다. 대통합으로 양당이 합치면 이는 국민의 눈에 확대된 열린우리당으로 보일 것이다. 대안은 중도개혁 대통합”이라며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 합류하려는 사람을 못 나가게 붙잡고 있다. 한계점은 6월14일까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실패 책임자 배제론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이 조금만 도와주시면 극소수의 국정실패 책임자만 제외하고 대부분을 포용해 친노파든, 민주노동당이든 모두를 포용해 한나라당과 맞서겠다”고 다소 유연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하지만 시점이 중요하다. 처음에 중도개혁 통합정당을 출범시킬 때 열린우리당과 명백히 다르다는 차별성만 인정받으면 확실히 국민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이 바라는 것은 비한나라당, 중도개혁세력, 재야세력까지 포함해 대통합하라는 것이다. 대통합을 해서 단일정당을 하거나 이해관계가 달라 잘 안되면 연합해서라도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박 대표가 후보단일화를 하겠다고 해서 희망을 갖지만 잘되겠는가 하는 걱정이 있다”며 “포기하지 말고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감정을 상하게 하지 말고 (특정인물을) 배척하지 말고 나가야 한다”고 박대표의 배제론을 은근히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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