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특별 방문…사찰 전통음식 시연회 등 호응

전남 해남 땅끝 스님들이 중앙 아시아 오지를 찾아 처음으로 고려인 동포 강제이주 70주년 천도제와 전통 사찰 음식 시연회를 가져 교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27일 해남 대흥사(주지 몽산 스님) 종무소에 따르면 몽산 스님을 비롯해 영암 도갑사, 강진 무위사 등 서남부 사찰 스님 18명이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을 특별 방문했다.
스님들은 1937년 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앙아시아 오지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 1세대들의 죽은 원혼을 달래주는 천도제를 지내고 한국의 전통사찰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현지를 찾았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빅찌미르 고려인 공동묘지에서 거행된 천도제에는 단오를 맞아 성묘를 나온 고려인 가족 등 150여 명도 참석해 온갖 고난을 겪고 이국땅 오지에서 숨져간 고려인 1세대들의 넋을 위로했다.
스님들은 천도제에 이어 타슈켄트 가푸르굴람 공원으로 옮겨 단오절 노래행사와 함께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전통 다도 시연과 사찰 전통음식 시연회를 가졌다.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한국 사찰 전통음식 시연회에는 고려인과 우즈벡 주민 등 500여명이 나와 ‘하라쇼’(좋다)를 외치는 등 북새통을 이뤘으며 우즈벡 국영TV와 민간 텔레비전 방송 등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전통 음식 시연회에 온 우즈벡 주민들은 중앙아시아에서 처음 보는 담백하고 깔끔한 고사리와 연뿌리 무침 등에 호기심을 보였으며 준비한 사찰 음식이 한 시간도 안돼 동이 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스님들은 전했다.
행사를 주관한 대흥사 몽산스님은 “이번 방문은 우즈벡 고려인 1세들의 넋을 처음으로 달래주고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오지 고려인 위문활동을 계속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고려인연합회 김성(72) 회장은 “남도의 스님들이 힘든 오지를 직접 찾아줘 고맙다”면서 “한국정부나 기업체들도 기술력이 뛰어난 우즈벡 2, 3세 등 현지 고려인 동포들이 각계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도와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은 현재 20만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1%를 차지하고 있으며, 1937년 스탈린 시절 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갈대만 우거졌던 중앙아시아 등에 강제 이주된 고려인 1세들은 벼와 목화, 채소 농사를 이 곳에서 처음으로 시작해 옥토로 바꾸는 등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력을 보여줬다.
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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