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수권대회 “골밑 책임 진다”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도전하는 남자농구 대표팀에 두 명의 혼혈 선수가 힘을 보태며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이동준(27·198㎝·대구 오리온스·사진 왼쪽)과 김민수(25·200㎝·경희대)로 이들은 7월28일부터 일본 도쿠시마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대표로 뛰게 됐다.
지난 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동준은 이번에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고 김민수는 지난 해 8월 이벤트 형식으로 열린 월드 바스켓볼 챌린지에서 처음 성인 국가대표에 뽑혔던 선수. 당연히 혼혈 선수 2명이 한꺼번에 대표팀에서 뛰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출전권이 단 1장밖에 걸려있지 않아 사실상 서양 선수들과 다름없는 파워와 유연성을 겸비한 중동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평이다.
이동준은 “한국에 와 국적 취득 등의 문제로 거의 2년 정도 운동을 제대로 못했다. 최근엔 슛 폼도 바꾸고 있어 적응하는 중”이라면서도 “외국에서 뛸 때 가드를 주로 맡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센터로 뛰면서 움직임이나 스피드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부영 대표팀 감독도 “아직 잔기술이 부족하지만 힘은 정말 대단하다. 골밑에서 몇 번을 계속 점프해서 리바운드를 잡고 또 잡고 할 정도”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동준은 “카타르나 이런 팀들은 대부분 (귀화한) 미국 선수들 아니냐. 미국 선수들과는 많이 뛰어봤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민수 역시 “대표팀에 계속 있으면서 형들한테 많이 배워 기량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스몰포워드에서 센터까지 보는데 개인적으로는 파워포워드로 뛸 때가 가장 편하다. 1대 1이나 리바운드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기회가 되면 미국이나 스페인 리그로 진출하고 싶다”는 김민수는 “상대 슈터를 막을 때 수비를 더 보완해야 한다”고 자신을 평하기도 했다.
한국어는 이동준도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을 정도이고 김민수는 농담까지 주고 받을 수준이다. 양희종(KT&G)에게 “유니폼 진짜 안 어울려”라고 농담을 걸던 김민수에게 자신의 장점을 묻자 “받아먹기”라고 답할 정도다.
김민수는 “지난 해 아시안게임에서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지금 대표팀 분위기가 훨씬 좋다”며 의욕을 보였다.
17일부터 태릉선수촌에 모여 훈련 중인 대표팀은 7월2일 대만에서 개막되는 존스컵 대회를 통해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대비한 사전 조율에 나선다.
특히 이 대회는 최근 대표팀 센터 요원들 중 김주성과 하승진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정상 컨디션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둘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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