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 광주지점이 발행한 ‘광주·전남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의 화폐발행액은 지난 90년 1조 6천87억여원이었으나 지난 99년에는 2조7천723억원으로 72.3%나 늘어났다.
그러나 광주·전남지역내 예금액은 대폭으로 줄었으며, 대출 또한 감소됐다.
이같은 통계는 지난 97년 도래한 IMF(국제통화기금)의 영향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가 크게 활황세를 보였던 94년과 95년도에는 엄청난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보여 지난 90년도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것이 없을 정도다.
또 이 기간동안 대출금 연체율도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액도 대폭 늘어나 선진국형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수출과 수입은 지난 98년 수입만 빼고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줬다.
◇한국은행 화폐발행
지난 90년 광주·전남에서는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는 총 1조 6천86억 9천400만원이었다.
걸프전 영향으로 91년도와 92년도에는 각각 1조 4천5억원, 1조 3천915억원으로 줄었으나 96년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IMF로 97년도와 98년도에는 다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99년에는 2조 7천 723억원으로 늘어났다. 2000년에는 12월말 통계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10월말 현재 1조9천400억원밖에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전년도보다 줄어들것이 뻔한 상황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역경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위축되고 있다는 모습을 단면으로 보여준 셈이다.
한국은행으로의 예금과 대출은 10년전보다 최고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0년 2천 84억원이었던 예금의 경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95년 6천 109억원까지 늘어났으나, 96년 2천74억원으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데 이어 98년에는 976억원, 99년에는 1천139억원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2000년 10월말 현재는 1천986억원에 그쳐 지난 90년도에도 못 미치는 액수를 보여줬다.
대출도 마찬가지.
90년도 2천782억원이었던 대출규모는 95년 4천억원을 정점으로 점차 낮아져 97년에는 1천 598억원까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게걸음을 보인 대출규모는 99년 1천829억원으로 늘어났으나 2000년 10월말 현재 1천745억원에 그쳤다.
국내·외 경제의 급작스런 하강국면과 금융권의 늘어빠진 구조조정의 여파로 대출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결국 10년전에 비했을 때 되레 뒷걸음칠 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 97년말로 한국은행의 총·수·축산자금이 동결되면서 대출의 위축을 가져왔다.
이처럼 경제불황이 계속적으로 지속되면서 예금은행의 대출금 연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90년 이 지역 예금은행의 대출금 연체율은 겨우 1.1%였으나 지난 99년에는 5.2%까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지난 98년 9월 지방은행에서의 대출금 연체율은 무려 15.3%나 기록하기도 했다.
◇신용카드
예금은행의 신용카드 발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경제활동인구가 지난 93년 47만명에서 지난해 10월말 현재 56만4천명으로밖에 늘지 않았으나, 신용카드 발급은 90년 35만7천명에서 2000년 9월말 현재 226만명으로 업청난 증가세를 보였다.가맹점수도 같은 기간동안 1만8천여개에서 33만7천여개로 신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카드 발급자수의 증가는 단순한 산업의 발달로 인한 필요인원이 늘어난 것보다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발급이 많아 필요없이 서너개 이상씩 소유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현금서비스는 3천664억원에서 99년말 1조 1천445억원으로, 상품구매는 1천394억원에서 9천804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경기가 활황세를 보였던 95년도에는 현금서비스가 한때 1조 5천 96억원이나 됐으며, 지난 97년도에는 신용카드를 활용한 상품구입비가 1조 3천 735억원 달하기도 했다.
◇어음부도액
지난 91년 892억원에 그쳤던 광주·전남지역의 어음 부도액은 덕산그룹이 무너지던 95년 6천 868억원, IMF이후인 98년에는 8천26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치로 각각 늘어나다가 지난 99년말에는 2천54억원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2000년에는 10월말 현재 2천501억원에 달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수출·입 현황
지난 10년새 유일하게 꾸준한 증가세로 일관한 분야는 수출·입 분야다.
92년도 31억8천만달러던 수출은 큰 폭은 아니지만 지난 99년말 현재 72억9천만달러로 늘어났다. 2000년도는 11월말 현재 81억 6천500만달러를 보여줬다.
수입도 92년 62억6천만달러에서 99년말 93억8천만달러로 늘어났다. 다만 93년도와 98년도만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수치를 보여줬다.
그러나 여전히 광주와 전남지역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수출품목이 광주는 반도체, 전남은 철강과 유화제품등 소수의 특정산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수입규제나 해외시장동향등 외부충격에 취약한 실정이다. 이와함께 광주·전남지역의 수출대상국도 미국과 일본등 특정국가에 대한 비중이 높다.
◇건축허가 면적 및 전력사용량
지역산업에 있어서 건축·건설업의 비중이 타 산업에 비해 기형적으로 높은 가운데 건축분야의 허가면적 축소는 광주·전남지역의 경제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 91년 650만㎡가 주거나 상업, 공업용 등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지난 99년말에는 479만㎡으로 줄어들었다.
대규모 택지개발등으로 지난 94년 913만㎡으로 늘어났던 건축허가 면적은 98년 320만㎡로 축소되는 불황을 맞기도 했다.
반면에 전력사용량은 문화수준 향상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났다.
91년 649만㎿h였던 전력사용량은 단 한회도 줄어들지 않고 99년말 1천692만㎿h로 늘어났다.
다만 사양산업으로 분류된 광업분야만이 92년과 95, 96년에 각각 업종별 수치에서 줄어들었을 뿐이다. /조옥현 기자 oken@kjtime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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