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3월부터 광주 일곡초교와 목포 이로초교 등 전국 33개 초·중·고교에서 ‘주5일제 수업’이 시범적으로 실시돼 성패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5일제 수업은 근로자들의 주5일 근무제 도입과 맞물려 전국민의 생활패턴을 바꿔놓을 수 있는 제도로 오랜 준비작업 끝에 시범실시가 결정됐으나 현재로써는 휴일에 학교교육을 대체할 사회적 교육환경이 조성되지 않은데다 기초학력 저하까지 우려돼 오히려 ‘학력퇴보’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높다.
이 때문에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은 이들 시범학교에 대해 우선 ‘책가방 없는 날’과 ‘현장학습의 날’을 확대 실시하는 가운데 그 효과를 보아가며 점차 대상학교를 확대할 방침이다.
주5일제 수업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학생들은 학과공부 위주의 틀에 박힌 교육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교사들 또한 과중한 수업부담을 줄여 주중 교육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다.
또 교육을 제공하는 주체가 학교편중에서 벗어나 학교-가정-지역사회로 확대됨으로써 종합적인 교육과 함께 가정과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원칙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여러가지 장점 때문에 주5일제 수업이 이미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주5일제 수업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가뜩이나 ‘학력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 단순히 학습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학업성취 수준 자체가 전체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이 실제로 체험학습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각종 문화시설을 비롯 스포츠시설, 청소년수련원, 자연학습장 등 다양한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이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회적 교육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결국 학과공부를 보충하기 위해 사설학원 등 사교육기관으로 몰려 학부모 부담 가중은 물론 ‘주말=과외하는 날’로 정착되는 엉뚱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광주 일곡초교 장관수 교장은 “주5일제 수업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 공간 및 문화시설 등 사회교육적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오는 3월부터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교육과정 편성 등을 논의한 후 4월부터 점진적으로 실시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옥현 기자 ko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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