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휴 극장가 관객 몰이 나선다

올 추석 연휴는 유달리 짧다.
때문에 통상 추석 시즌을 겨냥해 쏟아지던 한국영화들이 올해는 상대적으로 잠잠하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짧기 때문에 귀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 오히려 극장가에 활기가 돌아올 가능성도 크다.
유달리 추석 연휴가 길었던 지난해에는 휴일이 긴 탓에 사람들이 다른 여가 활동을 찾느라 극장가는 한산했다.
올 추석 연휴 극장가는 ‘신기전‘과 ‘울학교 이티‘, ‘영화는 영화다‘ 등 한국영화 세 편이 삼파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세 영화는 각기 다른 색깔과 완성도를 지녔지만 공통 코드는 웃음이다.세 영화가 그리는 웃음을 미리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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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 정재영 한은정 커플의 닭살 행각=알려졌다시피 4일 개봉하는 ‘신기전‘은 세종대왕 시대를 배경으로 로켓화기 신기전을 둘러싼 명나라와 조선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은 외형은 여느 블록버스터와 다를 바 없다.
신기전 개발을 놓고 명나라 첩자들과의 싸움이 이어지고 그 와중에 힘없는 왕이 아닌 약한 백성들이 나라를 위해 싸운다. 이 영화의 장점은 무엇보다 과하지 않다는 점이다. 누명 때문에 죽은 아버지 때문에 보부상으로 떠도는 정재영이나 신기전을 개발하다 명의 첩자에 아버지가 죽은 한은정이나 자칫 진중한 캐릭터가 되기 쉽상이었다.
하지만 김유진 감독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 속 캐릭터처럼 두 사람이 티?태격하면서 일과 사랑을 이뤄내도록 ‘신기전‘을 연출했다. 정재영이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여자를 위해서 신기전을 완성하려는 모습은 이 영화가 지닌 미덕 중 하나이다.
수애 이나영 등 여배우 복이 많았던 정재영은 정작 전작에서는 여배우들의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신기전‘에서 정재영은 여보란 듯이 한은정과 키스신을 비롯해 닭살 애정행각을 펼친다.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은 자칫 무거운 민족영화가 될 뻔한 ‘신기전‘에 웃음으로 이완시키며, 할리우드식 해피엔딩을 이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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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학교 이티’, 정통 코미디+학원물의 감동=11일 개봉하는 ‘울학교 이티‘는 올 추석 개봉하는 유일한 정통 코미디영화이다. 해마다 추석에 한국 코미디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은 것은 그만큼 코미디 장르가 지닌 포근함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울학교 이티‘는 체육만 가르쳤던 선생님이 퇴출 위기를 맞아 영어를 가르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이다. 단순히 영어 선생님이 되기 위한 고군분투만 있는 게 아니라 한국 코미디의 공식과 같은 감동이 적절히 버무려져 있다.
최근 ‘패밀리가 떴다‘로 안방극장에 떠오르고 있는 김수로가 또 한 번 자신의 장기인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울학교 이티‘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드라마 ‘GTO‘와 ‘고쿠센‘ 같은 교사와 학생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담겨 있다. 오버된 코믹 연기보다는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 폭탄과 선생님과 학생의 감동 코드는 추석을 맞아 극장을 찾는 가족 관객들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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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다‘, 김기덕 영화에 대한 편견을 버려=11일 개봉하는 ‘영화는 영화다‘는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에 참여한 영화이다. 연출은 김기덕 감독 연출부로 내공을 쌓은 장훈 감독이 맡았다. 당연히 김기덕 감독스러운 작품일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색깔이 상당히 옅다. 장훈 감독이 각색한 ‘영화는 영화다‘는 애초 시나리오보다 대중적인 코드가 강하다.
특히 극 중 감독으로 등장하는 봉감독의 캐릭터가 시종 키득거리는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는 영화다‘는 배우를 꿈꾸는 깡패와 깡패보다 지독한 배우가 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이다.
소지섭과 강지환이라는 걸출한 남자 스타 두 명이 잔뜩 멋을 부리는 영화라고 미뤄 짐작하기에는 ‘영화는 영화다‘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물론 두 남자배우의 ‘간지‘(멋있다는 은어)가 스크린에 힘을 줄어주기는 하지만 극 중 영화감독인 봉 감독이 뿜어내는 웃음 코드는 적절한 웃음을 준다.
‘영화는 영화다‘의 한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이 영화 속 봉 감독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니 영화계에 봉 감독은 자신과 봉만대 감독만 있었는데 또 한 명이 등장했다고 하더라"며 봉 감독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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