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반통·무 반토막 등 소포장 제품 인기
대형할인점 관련 매출 지난해보다 40% 늘어

지난 20일 퇴근길 인근 대형마트 식품코너를 찾은 주부 이상은(32·광주 남구 봉선동)씨. 깨끗하고 아담하게 포장된 대파를 발견하고 주저없이 집어들었다.
그동안 7∼8줄기 1묶음으로 구입했다가 다 먹지도 못하고 썩혀 버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이씨는 2∼3줄기 소량을 먹기좋게 잘라놓은 소포장 제품이 너무 반가웠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실속형 소포장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용량과 가격을 구조조정한 이들 알뜰상품은 소비자들에게 일회 구매량을 줄여 장보는 단가를 줄이는 효과를 제공, 주머니 사정이 궁핍해진 주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경우 그동안 작은 포장 채소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양 많은 제품이 더 싸다는 대형마트의 가격 구성상 주부들도 그에 맞춰 많은 양의 제품을 구입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경기 침체와 함께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자 할인마트들도 이같은 소비심리에 부응하는 실속형 리뉴얼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추세다.
주부 윤나영(41·북구 일곡동)씨는 “소포장 제품은 단위당 가격이 조금 비쌀 수도 있지만 많이 사서 못 먹고 썩혀버리는 것보다 오히려 실속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상품을 절반가량 줄인 소용량 채소는 다양하다. 양배추 반통, 무 반토막, 깐 양파 2개, 파프리카 1개 등이 대표적이다.
육류도 부위별로 100∼300g씩 작게 포장한 상품이 인기다.
적은 양을 사더라도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게 배려한 이같은 할인점들의 배려는 가공식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존 라면보다 30% 양이 적은 ‘신라면 미니(김치)’ 한 묶음(4개)은 전국 롯데마트에서 한 달 평균 3만여개가 팔렸다. 일반 김치라면 한 묶음(5입)보다 다섯 배가 더 많은 양이다.
이마트에서 일반 상품의 절반 용량으로 파는 ‘미니 상품’의 매출도 이달 들어 17일까지 지난해보다 40% 늘었다.
일반 대파 한 단(600∼700g)보다 작은 실속형 대파(300g)는 올 초 출시 직후에는 대파 중 7%를 차지했으나, 최근 22%를 넘어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묶음 판매나 대용량 상품을 주로 파는 대형마트에서 소용량 상품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고물가 시대에 적게 구매해 알뜰하게 먹겠다는 합리적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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