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는 예로부터 ‘맛과 멋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맛과 멋의 소재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특히 ‘농도(農道)’ 전남은 각종 농수축산물의 보고로 명성을 날려 왔다. 이에 따른 가공식품도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전남의 특산물들은 제조업체나 가공업체의 영세성 등으로 점점 옛 명성을 잃어 가고 있다. 전국에서 우수한 품질을 지니고 있는데도 제대로 이를 알리지 못해 판로마저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 변동폭이 매우 큰 탓에 가격 폭락 등에 따른 피해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올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중저가 중국 농수산물이 합법적으로 대거 수입될 것으로 보여 전남지역 농어업인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중단립종 쌀 재배면적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데다 농산물 보조금 감축, 관세인하, 쌀시장 관세화 유예 철폐 등을 요구해 장기적으로 국산 쌀까지 위협받을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수입 관세가 100%를 훨씬 넘는 마늘과 양파를 비롯해 팥, 대두, 참깨, 고추 등의 밭작물까지 종합관세율 적용에 따라 지금보다 낮은 관세를 물고 대거 수입될 것으로 보여 전남지역 농민들의 피해는 가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반면 중국의 WTO 가입이후 수출장벽이 낮아지면서 오히려 국내 가공식품과 고부가가치 농산물의 수출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국민들이 선호하는 삼계탕, 통조림 등의 수출은 크게 늘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따라 쌀생산 안정대책 추진을 비롯해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친환경적 농업 육성 및 농산물 수출 증대 방안 마련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보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남지역 특산물을 널리 알리고 수출 기반을 다져 ‘농도(農道) 전남’ 발전에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고장 특산품’이란 기획보도에 나서게 됐다.
전남지역 특산품을 발굴, 지난 99년 10월7일부터 ‘특산품을 살리자’란 제목으로 연재에 나선 이 보도는 지난해 8월14일 ‘우리고장 특산품’이란 제목으로 변경, 매주 1회씩 독자의 곁을 찾았다.
본보 시리즈에서는 보성삼베랑과 장성공예사, 쌍죽공예, 미력옹기 등 전통비법을 지키는 제조 및 제작 방법을 다뤄 전통의 맥을 잇는 작업을 해 왔다.
또 한우물과 보성동양다원, 광양청매실농원, 우리원식품 등 무공해 또는 저공해 먹거리를 소개하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찾고싶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본보에서 발굴·보도한 남도의 먹거리·볼거리들이 지난해 서울시장 공략에 나서 1억5천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롯데백화점 강남점 옥외매장과 식품행사장에서 열린‘전남도 추천 남도 특산물 한마당 큰잔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 행사에서는 전남 지역 특산품 제조 및 가공업체 36곳에서 1천여점의 상품들이 전시·판매돼 특산품 서울지역 단일 행사로는 최대 규모를 이뤘다.
특히 나주 세지농수산의 토하젓, 담양 한과, 고려전통식품의 죽염 된장, 보성 동양다원의 유비차, 광양 청매실 농원의 매실엑기스, 영광 제일수산의 법성포 굴비 등 무공해 또는 저공해 먹거리들이 서울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 담양 쌍죽공예의 대나무 돗자리, 장성 공예사의 전통 가구, 보성 미력옹기의 전통 옹기, 장성 알뜰수예의 숯공예품 등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숨결이 깃든 제품들도 선보였다.
그 결과 단일행사에서 1억5천만원의 매출고를 올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현재 50여종 500여건에 이르는 농산물 및 농산물가공식품 업체를 비롯해 수천개에 이르는 수산물·축산물·공예품 가공업체 제품을 모두 알려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대해 보성녹차된장 제조업체인 성원식품 대표 안효원씨(57)는 “앞으로 다양한 녹차 기능성 상품을 개발, 보성 녹차 재배농가의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전통 식품을 지키고 전승할때 한국의 전통음식문화가 더욱 더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함평 학교농협 임재상 조합장(51)은 “지난해 첫선을 보인 자운영쌀은 전국에서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철저한 품질 관리로 자운영쌀의 명성을 퇴색시키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암 해동식품(주) 이채원 대표(63)는 “현재 전 국민의 49%는 김치를 담가먹고 나머지 51%가 사먹을 정도로 ‘식탁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오직 국민건강과 독특하고 우수한 맛좋은 김치연구 및 제품 생산에 온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농어촌특산품전시판매장 김영식 장장(37)은 “광주타임스의 장기 시리즈인 ‘우리고장 특산품’은 침체에 빠져 있는 전남지역 특산품 제조업체에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며 “특히 판로확대는 몰론 지역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전남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평을 제조업체 관계자들로부터 듣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장은 “우리 고장 특산품을 지역민이나 향우들이 외면하면 특산품은 설땅을 잃게 된다”며 “지방자치단체의 행·재정적 지원은 물론 지역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치남 기자 ocn@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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