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직렬 아닌 행정 사무관이 보건소장 맡아
핵심부서 계장 공백·6∼7급들 제자리 못찾아


전남 신안군이 최근 단행한 정기인사가 업무능력과 전문성을 무시한 채 선거 보복성으로 이뤄짐에 따라 인력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못해 행정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군은 군 보건소장 전보 과정에서 의사 무면허자인 행정직 5급 사무관을 발령해 말썽이 일고 있다.
8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2월 22일 인사에서 지방행정 사무관인 안좌면장을 군 보건소장으로, 당시 지방보건 사무관을 흑산 홍도출장소장으로, 군의회 사무과 전문의로 근무하던 지방보건 사무관을 하의면장으로 각각 발령했다.
하지만 지방공무원법은 보건소장 임명은 의사면허를 가진 자, 의사면허를 가진 자를 임명할 수 없을 때는 보건직렬 공무원으로서 최근 5년 동안 보건소에서 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사람으로 임명토록 규정돼 있다.
또 신안군 행정기구설치 조례에도 군 보건소장은 지방의료기술 서기관 또는 지방보건 사무관, 지방간호 사무관으로 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군 본청의 경우 올 본예산 3천598억원을 담당하는 예산계장을 공석으로 비워두는가 하면 세무회계과 경리계 6급 계장 아래 6급이 차석 업무를 담당하는 것을 비롯, 계약심사 6급 계장 밑에 6급 차석, 보건소 행정계 역시 6급이 2명, 기획홍보실 감사계에 6급이 3명, 행정지원과 자치행정계 6급이 2명 등으로 상당수 부서에서 6급들이 차석 업무를 보고 있다.
또 사서직 1명이 근무할 군 도서관에 6급 계장급 공무원 4명이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지역 14개 읍·면 중 임자대광개발사업소를 비롯 신의면, 도초, 흑산, 증도, 압해면 등 면사무소에서 6급 계장 업무분장을 7급 지정대리 9명이 맡고 있어 전문성 직렬 훼손으로 직급에 따른 행정에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보건소장 업무는 군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은 물론 전국이 구제역과 AI 등으로 비상사태에 따라 적정한 인력의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안군 공무원노조 윤판수 지부장은“잘못된 인사정책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의료전문성이 필요한 보건소장을 행정직으로 발령한 바람에 전국적으로 초비상 상태에 놓인 구제역 예방과 AI예방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특히 본청 한 부서 계에 6급계장 아래 6급 3∼4명이 한꺼번에 업무를 보고, 읍·면 역시 6급 계장자리를 7급이 지정대리로 업무를 보고 있어 책임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이번 인사에서 1주일에 3번이상 투석을 받는 중증 환자를 섬으로 전보 발령하는 것을 비롯, 위암환자 노모와 유치원생 등 4명 자녀를 둔 부부 공무원을 국토 최 서남단 흑산면 가거도 출장소와 흑산면 홍도출장소장에 발령하고, 생후 7개월 아이를 둔 부부 공무원을 각각 섬으로 발령해 공무원들의 집단 반발하는 등 인사 후유증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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