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화순군수 재선거가 내일 치러진다. 4·27 재·보선은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이면서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정국주도 성격이 짙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인신비방과 폭로가 난무하고 있다. 후보자와 지지자들 간의 감정싸움이 격해지면서 갈등구조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 막바지에 터진 강원도에서의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측 불법선거운동 혐의와 이재오 특임장관실의 선거개입 논란은 이번 선거가 불법·금권·관권선거로 얼룩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남지역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종 탈법과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재·보선과 관련해 22건의 불법행위가 고발 또는 적발된 상태다.
화순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홍이식 후보와 무소속 임호경 후보가 선거운동기간 내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상호비방과 공격이 도를 넘으면서 전국 재·보궐 선거구 중 유일하게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과열 혼탁선거구로 지정된 상태다. 타 선거구에 비해 5배가 넘는 선거 단속요원이 투입되고 있을 정도로 진흙탕 싸움이 치열하다.
순천지역도 색깔론과 인신공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거운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이지만 야권연대라는 정략적 선택에 의해 후보를 내지 않아 민주당 출신 후보 6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주민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치권의 정략에 의해 지역민심이 상처를 입고, 이 상처와 반목이 선거과정에서 더 깊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전한 하향식 후보공천과 후진적인 선거운동 과정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누군가를 지역의 일꾼으로 뽑아야 하는 만큼 최선이 아닌 차선의 인물에 대해서라도 투표권을 행사해야만 한다. 정당보다는 인물을, 화려한 경력보다는 인물 됨됨이에 더 가치를 두고 투표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운동과정에서 드러난 각 정당의 부도덕함과 눈 가리고 아웅식의 해명, 물타기에 대해 소중한 한 표를 통해 엄중히 심판해야 한다.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공천, 구색 맞추기용 여론조사,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무차별 금품살포와 인신공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과 현명한 선택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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