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재윤 광주광역시 광산소방서장>

최근 몇 년 사이 도시화와 인구증가에 따라 우리의 주거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 단독주택과 아파트로 크게 구분 지어졌던 주거문화가 오늘날 다가구·다세대·다중주택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2010년말 기준 통계청의 주택현황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총 14,677,419호 중 순수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제외한 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이 3,256,215호로 전체의 22.2%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서민형 도시생활주택의 대중화와 함께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금년 10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총 36,810건의 화재 중 주택화재는 8,744건으로 건수대비 전체화재의 23.8%, 사망자는 141명으로 68.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택화재 중 다가구·다세대·다중·연립주택 등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2,706건으로 30.9%, 사망자는 45명으로 주택화재 사망자의 31.9%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다가구·다세대주택을 포함한 서민형 도시생활주택의 대중화에 따른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반주택과 아파트와 비교하여 화재안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화재발생과 인명피해 발생 우려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달 23일 광주 광산소방서에서 추진한 다가구주택 ‘세이프하우스(Safe House)’ 준공은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전국 최초의 ‘세이프하우스’는 전 세대에 자동소화설비인 스프링클러설비와 함께 소화기, 휴대용비상조명등,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완벽한 소방안전시설을 갖춰 안전시설의 사각지대인 비법정 다가구주택에 대한 전국적인 ‘롤 모델’을 제시하였을 뿐 아니라, 전문의용소방대의 인력과 기술지원을 통하여 지역 의용소방대의 전문성 제고와 활동영역 확대에도 전환점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깊은 의의를 두고 있다.

오늘날 도시 주거문화의 변화 즉, 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의 증가와 주거형태의 다양화·대중화에 따라 새롭게 ‘안전’에 대한 인식 정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해 소방법상 안전시설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다가구주택 등 서민형 도시생활주택에 대한 많은 고민과 함께 ‘안전도시, 광주’의 목표를 향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안전시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건축물의 신축에 있어 전체 건축비 중 소방안전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3~5% 정도이다.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거울삼아, 국민 모두가 다가구주택 등 다양한 주거공간의 소방안전시설과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둘째 다가구·다세대주택 등 서민형 도시주거시설의 인명안전 확보를 위한 법률·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초기화재시 가장 유용한 안전시설인 스프링클러설비에 대한 기술적·법률적 검토와 함께, 5층 이상 공동주택인 아파트와 같이 경보설비 등 최소한의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에 대한 제도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소비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일방적인 건축문화에서 ‘세이프하우스(Safe House)’의 사례와 같이 소비자에게 다양한 입주선택권이 부여될 수 있는 건축·주거문화 조성을 통해 ‘행복한 안전도시, 광주 건설’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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