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용배 전남 광양경찰서 중마파출소 팀장>

올해 6월 10일부터 시행된 운전면허 간소화로 의무교육시간, 교육비용 등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복잡했던 운전면허시험 절차를 간소화하여 시민들에게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운전면허시험을 보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막상 간소화가 시행되고 나서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게 나타났다. 단기간에 취득이 가능하여 편리하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오히려 면허를 취득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사람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의무교육시간 감소에 있다. 운전대를 잡아볼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운전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상태로 도로에 나가고 시험을 치르다 보니 그만큼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응시자들은 기능시험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로 쉬웠고, 기본 조작과 시동 켜는 법, 가속페달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의 단거리 직선 주행 정도였는데, 문제는 도로주행 및 전반적인 운전능력 테스트와 6시간의 의무교육시간이 상당히 부족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의무교육시간의 감소는 3개월 만에 90% 정도 수준이었던 도로주행시험 합격률이 50% 이하로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학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50%도 처음 시험에 합격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한 번 이상 떨어지고 나서 다시 시험을 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간소화는 됐지만 재시험 등을 거치다 보면, 오히려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경우도 간혹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은 운전면허시험 간소화에 대한 반대의견을 수렴하여 올해 12월부터 도로주행시험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50% 수준인 도로주행시험 합격률도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다. 운전면허시험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 시행한 간소화가 오히려 문턱을 높이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강화와 함께 의무교육시간을 늘리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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