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농협, 작년 비해 두배 이상 발생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곰팡이성 병해충인 배 ‘흑성병(검은별 무늬병)’이 전남 나주지역 배 과수단지에서도 확산돼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나주배원예농협에 따르면 나주배 재배면적 2천390여㏊ 중 10~20%에 해당되는 면적에서 흑성병 감염증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계속되는 살균제를 이용한 방제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흑성병 변종’이 발병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흑성병 확산은 개화기인 지난 4월께 예년보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한 달가량 일찍 시작됐고 주·야간 기온차가 10℃ 이상 반복돼 원인균의 포자활동이 활성화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농촌지역 일손부족으로 배봉지 씌우기 작업이 더뎌 왕성한 흑성병 포자 균에 배 열매 노출 일수가 많았던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수재배 농가 A(61·나주 왕곡)씨는 “전년에 비해 잎이 검게 변한 배나무가 많다”며 “배봉지를 벗겨보면 감염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그대로 두고 방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흑성병에 감염된 배나무는 열매에 콩알만 한 검은 반점이 생기면서 점점 커지고 딱정이가 생긴 후 발육이 중단돼 배의 상품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방치할 경우 잎이 수확기 전에 모두 떨어져 내년 농사까지 차질을 빚게 돼 심각성이 더하다.

이 같은 치명적인 병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배재배단지에 비해 농약사용 등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 친환경·수출배 재배단지 농가의 경우 농약 잔류량 검사 등을 이유로 마음 놓고 방제작업도 할 수 없어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조준식 나주배원협 상무는 “농촌진흥청 주최로 지난달 천안에서 열린 흑성병 관련 세미나에서 현재 유행 중인 흑성병은 살균제에 내성이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면서 “가을철 수확 후 즉시 1~2차례 방제를 통해 포자균의 밀도를 낮춰야 하고 석회에 유황이 섞인 혼합제를 반드시 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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