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우호증진 서신 보내 왔다” 발표

이집트 측 “편지를 쓴 일 자체가 없다” 부인

모함메드 모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자는 취지로 서신을 보냈다는 사실을 두고 31일 이집트측이 이를 부인함으로써 파문이 일고 있다.

이를 공표한 이스라엘 측은 이집트 대통령이 보낸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이집트 정부와 집권 이슬람형제단은 이를 부인한 이 사건은 새삼 이집트와 이스라엘 관계의 민감한 성격을 말해주고 있다.

문제의 서신은 페레스가 이슬람교의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모르시에게 축하하는 서신을 보낸 데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모르시가 보낸 것이라고 이스라엘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대통령실이 발표한 이 서신은 텔아비브의 이집트 대사관 자료실에도 올라 있었다.

모르시가 영어로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이 편지에서 모르시는 “나는 이스라엘 국민들을 비롯해 이 지역의 모든 국민들을 위해 안보와 안정을 얻기 위해 중동평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서 페레스의 ‘Peres’는 ‘Perez’로 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카이로의 모르시 대변인 야세르 알리는 모르시가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 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알리는 그 편지는 ‘조작된 것’이라면서 “이것은 완전히 거짓말이다”고 말하면서 막상 서신은 예루살렘의 대통령 관저에서 공개됐음에도 이스라엘의 두 신문이 이 편지를 조작했다고 비난했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 대통령실의 한 관리는 익명으로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이 서신을 이집트 대사로부터 문건으로도 받고 텔아비브 대사관으로부터의 팩스로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또한 ‘조작’이라는 편지의 사본을 기자들에게 보냈으며 여기에는 31일이라는 날자와 이집트 대사관이라는 표시가 찍혀 있다.

이번의 사건은 오늘날 이집트 대통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모르시는 형식상 대통령 자리는 차지하고 있으나 그의 권력이 어떤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추방된 뒤 집권을 해온 군부는 아직도 대통령의 권한들을 상당 부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 저런 상황이 여러 가지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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