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내몰린 우리의 미래 주역들32.성문제(상)

청소년기는 이성에 대한 성적인 관심과 호기심이 강한 시기다. 하지만 성에 대한 지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보호 및 성교육에 대한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한 커피 전문점에서 남녀 청소년들이 차를 마시며 어울리고 있다. /남도일보 자료사진
청소년기는 성인으로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습득하는 시기며 심리적·사회적 독립을 추구하는 시기다.
이 시기는 신체적으로 급성장할 뿐만 아니라 성적인 잠재기로부터 벗어나 제2차 성장이 발현되는 시기다. 이때부터 이성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을 갖는 등 성적 갈등으로 고민하게 된다.
대체로 청소년 성문제는 성에 대한 지식이 결여돼 있거나 사춘기의 성충동을 건전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성문제의 원인, 실태,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입니다. 밤마다 저는 여자친구와 잠을 자는 꿈을 꾸곤 합니다. 그리고 이 친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늘 성적 충동을 느끼곤 합니다. 겉으로는 전혀 아닌 것처럼 행동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그녀의 몸에 관심이 쏠려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성인용 비디오를 혼자서 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성인용 사이트에 들어가 보기도 하지만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왜 제가 이러는지 모르겠고 여자친구한테도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번 이런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히면 걷잡을 수가 없어 공부가 안됩니다. 그래서 자꾸만 혼자 있게 되는데, 이럴 때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이성 문제로 고민하던 어느 청소년이 청소년상담원을 찾아 상담한 내용이다.
고등학교 시절은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신체적인 발달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다. 따라서 신체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되고 이성에 대한 성적인 관심과 호기심은 당연한 것이다. 또 여자친구를 대상으로 가지고 있는 성 충동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감정이다.
더욱이 이 시기에는 이러한 성적인 욕구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나 억제능력이 아직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한번 떠오르는 욕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이로 인해 다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광주해바라기아동센터가 지난해 4월 광주시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지역 46개 중·고등학교 50개 학급 1천724명(중학생 927명 고등학생 797명, 여학생 922명 남학생 802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성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성친구가 있거나 과거에 있었다’고 답한 학생이 42.6%인 736명(중학 359명, 고등 377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성친구와 스킨십 유무’를 묻는 질문에는 무려 64.9%(중학 185명, 고등 298명)가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이성친구와의 성관계 경험 유무’를 질문하는 항목에는 중학생 1.7%(여 1.8%, 남 1.5%)와 고교생 8.4%(여 2.2%, 남 14.3%)가 ‘있다’고 답해 고교생과 남학생의 성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고민
한국청소년상담센터에 따르면 청소년 상담내용을 유형별로 살표보면 성지식에 관한 것이 전체의 20.3%, 이어 자위행위에 대한 문의 19.4%, 성심리.성욕구 9.2%, 이성관계 7.1%, 직접적 성관계 5.5%, 학업.진로 4.5%, 성병 2.3%, 성도착 2.3%, 근친상간 2.3%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의 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문의·고민이 총 68.4%에 달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에 관련된 상담의 내용은 중학생은 이성교제와 성충동, 고등학생은 이성교제, 성충동과 함께 원치 않은 임신으로 확대 심화된다. 그리고 성에 관한 고민은 여자보다 남자 청소년이 훨씬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성교제
이성교제의 상대자는 같은 또래의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가장 많고 관계정도는 스스럼 없이 얘기를 나누는 정도가 가장 많다.
전체 청소년의 비율로 볼 때 대부분 ‘손을 잡아 보았으며’, 다음으로 ‘키스’‘포옹’ 3.8%, ‘성관계’ 3.1% 순으로 나타났다. 이성교제는 하더라도 ‘신체적 접촉을 한 적이 없다’는 청소년은 17.0%로 나타났다.
하지만 적은 비율이지만 성관계를 한다는 것은 무시할 것이 못된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이성교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회가 주어지면 많은 청소년들이 이성교제를 하게 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실제 이성교제 경험률이 상당히 올라갈 가능성이 간접적으로 시사되고 있다.

▶미혼모
청소년들의 불건전한 이성교제와 혼전 성관계가 늘어나면서 성에 무지한 여자 청소년들이 미혼모가 되는 문제가 있다.
임신의 원인을 살펴보면 이성친구와 교제 중 피임 방안없이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성관계를 맺고 임신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비율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실제로 아기를 출산하게 된 이유로 ‘피임을 못해서’(32.4%), ‘무지로 인해서’(23%) 아이를 낳게 됐다고 응답, 무려 55.4%가 피임의 무지 또는 성에 대한 미숙함에서 원치 않는 아이를 낳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비행·성폭행
청소년이 접하는 성인의 퇴폐적 성행위에 대한 모방은 성비행의 비율을 떨어지지 않게 하고 있다. 음란 인터넷사이트 이용이나 음란출판물을 파는 노점상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해마다 증가 추세다. 청소년에 의한 성폭행 범죄도 증가율이 높고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성폭력의 유형은 강간뿐만 아니라 가벼운 추행, 성기노출, 성적희롱, 음란 전화, 심한 추행, 강간미수, 어린이 추행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성범죄의 특징은 그것이 또래들끼리 어울려 집단화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여자 청소년이 당하는 강간이나 성폭행은 낯선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극히 우발적인 상황이나 장소에서 아는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 경우가 많다.
광주해바라기아동센터 위소영 전문강사는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청소년들이 전화·채팅·이메일을 통해 이성친구를 사귀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청소년 성보호 및 성교육에 대한 포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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