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다. 창업열풍에 힘입어 프랜차이즈는 큰 길, 골목 가리지 않고 무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전국 어느 도시를 가든 커피전문점, 편의점, 제과점, 치킨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신설 점포수는 늘지만 그만큼 또 문을 닫고 있다. 프랜차이즈라도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프랜차이즈는 최근 몇 년간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2010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2550개. 이 중 외식업과 관련한 프랜차이즈만 따져도 558곳이나 된다.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2008년 말 1901개에서 2009년 말 2182개로 200여 개가 증가했으며, 지난해 6월 2550개로 늘어난 뒤, 올해 10월 현재 3083개까지 늘어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가입한 가맹점 수도 2008년 10만7354개에서 지난해 17만926개로 늘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커피를 포함한 식품은 물론 외식, 제약, 교통, 의료, 교육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에서 개발된 가장 혁신적인 경영기법으로 평가받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이제 한국 내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 상황에서 프랜차이즈는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희망의 덫'이라는 평가가 많다.

프랜차이즈들의 과도한 점포 확장은 골목상권 침해 문제는 물론 가맹점주들의 영업지역 침해로까지 이어지면서 늘 시비가 붙는다.

또 가맹본부가 매장 리뉴얼을 가맹점주들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많은 가맹본부들은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공정위 산하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에 접수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조정신청 건수는 모두 733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2008년 291건, 2009년 357건, 지난해 479건으로 해가 갈수록 증가 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접수된 조정신청을 유형별로 보면 가맹점 사업지역 가맹 계약 해지 및 가맹금 반환신청이 40.5%로 가장 많고, 부당한 갱신거절 철회 3.8%, 부당 이득 반환 3.4%, 일방적 계약 변경의 철회 1.7%, 영업 지역의 보장 1.3% 등 순이다.

이처럼 조정신청이 늘고 있는 이유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성장이 이제 과포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맹본부가 점포 확장을 지속해 나가다 보니 기존 가맹점 인근에 새로운 가맹점 또는 직영점이 생기는 등 영업지역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가 지난해 5월 외식업 분야 650여 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맹점주들은 특정제품 구입을 강제하는 것과 영업지역 침해를 가맹본부의 가장 큰 횡포로 꼽았다.

현재 동일 브랜드 가맹점포가 1000개를 넘는 가맹본부는 2010년 6월 기준 CU, GS25, 세븐일레븐, 파리베게뜨, 뚜레쥬르, BBQ, 본죽 등 10곳이다. 이 중에는 5000개에 가까운 점포수를 자랑하는 곳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커피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커피전문점도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카페베네의 매장 수는 멀지 않아 1000개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과포화 상황에도 가맹본부는 예비창업자는 물론 가맹점주들에게 '달콤한 유혹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들려준다는 점이다.

가맹점을 운영하다 폐업한 A씨는 "사업설명회 자리에 가면 한 달에 얼마 정도의 순이익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지만 실제로 영업을 해보니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예상매출액을 부풀려 허위 과장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은 항상 불만일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근본적으로는 창업은 언제나 실패를 담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래 프랜차이즈 사업의 장점은 가맹본부, 가맹점, 소비자 등 3자 구도 속에서 가맹점주의 창업 실패율을 낮춘다는 데 있다.

가맹본부는 사업체 경험이 적은 가맹점주들이 성공적으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소비자들은 가맹본부가 가진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상품을 믿고 구매하는 구조다.

하지만 영업지역 침해 등의 문제로 문을 닫는 가맹점들의 비율은 12%에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사업은 이제 치열한 경쟁의 포화 속에 놓였다.

한 창업 전문가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프랜차이즈를 통해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돌다리를 두들겨 보듯 실패할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