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면 사당리 요지서 청자가마·숯가마 등 도구 발굴초벌칸 완벽하게 확인돼 귀중한 학술자료 활용 기대

전남 강진군은 사적 제68호인 대구면 사당리 43호 고려청자 요지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 중기 비색청자의 가마구조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청자가마 1기와 폐기장 1곳, 유물 구덩이 2곳, 숯가마 1기 등의 유구가 조사됐으며 폐기된 청자를 비롯해 갑발(케이스)과 도지미 등 다양한 요도구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청자 생산의 핵심 시설인 가마는 고려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자랑했던 고려 중기 비색청자의 가마구조로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가마의 앞 부분인 요전부와 아궁이, 봉통부(연소실), 불턱, 번조실 그리고 가장 뒷부분인 초벌칸 등이 완벽하게 확인됐다.

가마의 형태는 장타원형에 가까우며 구조는 전체가 1칸으로 이뤄진 단실 오름 가마로 갑발과 진흙을 이용해 축조했다. 전체 규모는 길이 20m, 너비 180㎝, 경사도 13~15°이다.

불꽃이 연소되는 봉통부와 그릇을 놓는 번조실 사이에 설치된 불턱의 경우 갑발을 이용해 높이 55㎝로 거의 직각으로 축조하고 있는데, 이는 강진 지역의 가마도 비색청자 시기가 되면 안정적인 고온의 불심을 얻기 위해 중국의 기술을 받아들였음을 알려주는 시설이다.

이를 통해 강진의 청자가마에서도 필요한 경우 외래의 기술을 받아들여 고려만의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번조실은 가마가 폐기된 후 무너진 천정을 제거하고 인위적으로 매립한 흔적이 확인되는데, 이는 중국의 관요(官窯)인 여요(汝窯)에서도 확인되는 관행으로 향후 다른 지역의 사례와 비교해 이곳 대구소의 가마 운영 실태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까지 고려만의 전통적인 진흙 가마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초벌칸이 최초로 완벽하게 확인된 것은 이번 조사의 가장 큰 학술적 성과로 꼽히고 있다.

초벌칸은 가마 끝자락에 위치하며 방형의 형태로 만들었는데 경사를 이루며 올라온 번조실 바닥 보다 깊게 파서 축조했다.

출토 유물은 고려 중기 비색청자를 비롯해 후기의 상감청자까지 고루 출토됐다.

전모가 밝혀진 사당리 43호 가마터의 폐기장(길이 770㎝, 너비 620㎝, 깊이 80㎝)에서는 비색청자 생산지의 면모를 과시하듯 양질 청자에 반드시 필요한 많은 양의 갑발과 매병, 베개 등 다양한 청자가 출토됐다.
강진/이봉석 기자 lb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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