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임에 갔다가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왜 아침에 수업에 안 들어가고 여기서 담배를 피워?” “당신이 내게 담배 한 갑 사 준 적 있어 씨~~!!”
참견을 했다가 집으로 오는 길목에서 그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뿌리는 물에 맞는 등 봉변을 당했다고 한다. 요즈음은 젊은 학생들의 잘못을 보고도 바르게 하라고 소리칠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오히려 못 볼 것을 보면 자리를 피해서 돌아가야 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담배를 피려면 어른들이 모르는 곳으로 숨어서 살짝 피워야했는데 이제는 반대다. 왜 이렇게 변하는 세상이 됐을까.
가장 큰 문제는 가정에서의 대화부족이다. 중학생만 되어도 하교 후에 학원으로 가 밤 10시가 넘어야 귀가를 한다. 당연히 부모님과의 대화는 어렵다. 학생뿐만 아니라 집에 있는 부모도 많지 않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서 엄마도 직장에 다니면서 무엇을 바르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교육이 턱없이 부족하다.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함께 산다면 자연스레 예절교육을 익히게 된다지만 이제는 자녀 하나, 둘 낳는 핵가족시대다. 학교에서도 성적만 잘 나오면 인간대접을 해 주다보니 인성교육이나 예절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의 인사도 이젠 자연스럽게 우러나서 받아본 적도 없다. 친구의 아들을 봐도 멀뚱하니 서 있다가 “아저씨께 인사했어?”라고 물으면 그제서야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그렇게 엎드려 절 받는 식으로 인사를 받게 되면 내가 더 몸둘 바를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을 많이 벗어난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다. “우리 대화 좀 하자”라고 권하는 부모보다 “가서 공부해라”하면서 종용하는 부모가 많은 탓이다.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화합하는 교육을 하지 않는 우리 학교의 현주소 때문이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는 우리 현실의 현 주소다.
또한, 자원부족에 인구가 많은 우리 대한민국의 일자리 찾기 경쟁 탓이기도 하다. 배움은 다양한 지식을 접하는 데서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청소년들은 마음 놓고 양서 한권 읽기 힘들다. 그들에게 정서를 찾아주고 행복감을 찾아주는 일은 어른들이 해야 할 우리의 몫이다.
사회에 나와서 한 번도 써먹지 못하는 영어, 수학교육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맛난 음식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은 왜 없을까? 어찌하면 불화로부터 가정이 화목해질까 하는 프로그램이 없을까?
이혼율이 높아서 방황하고 사는 세상에서 어찌하면 남녀를 이해하고 화목해질까? 하는 프로그램은 부족하기만 하다. 교육은 암기가 아니라 생활이 되어야 한다. 교육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눈물이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하용배·전남 광양경찰서 광영파출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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