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동안 지지부진한 '팔공산' 등재 추진
광주 2년5개월만에 목표달성에 뒤늦게 속도  
 

호남의 명산인 ‘무등산’이 지난해 12월 27일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이후 영남의 명산인 ‘팔공산’을 끼고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의 발걸음이 갑자기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대구·경북의 부산한 움직임은 국립공원 승격을 놓고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주목을 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등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바라보는 대구와 경북 시.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의외로 규모나 역사·문화·생태학적 자산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사실을 알면 알수록 속상하고 안타까움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우선 높이를 보면 무등산이 1천187m이고 팔공산은 그보다 약간 높은 1천193m다.

무등산이 광주 동구와 북구, 전남 담양군 남면, 화순군 이서면과의 경계에 있는데 비해 팔공산은 대구 동구 용수동과 경북 영천시 신령면, 군위군 부계면의 경계에 있다.

국립공원 승격의 최대 난제의 하나로 꼽히는 사유지도 무등산이 전체 면적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팔공산은 70%에 이른다.

무등산이 증심사·원효사 등의 고찰과 석조여래좌상(보물 제600호)을 비롯해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제465호) 등 역사와 생태학적인 보고인 것과 마찬가지로 팔공산도 동화사·파계사·은해사 등 고찰과 은해사거조암영산전(국보 제14호), 군위삼존석굴(국보 제109호) 등 문화재와 우수한 생태환경을 자랑한다.

다만, 도립공원 지정이 광주 무등산이 1972년 5월 지정된 반면 팔공산은 지난 1980년 5월에서야 지정된 점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립공원 승격을 추진한 시점도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등산은 민선 5기 출범이후 2년5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했고 팔공산은 여전히 도립공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지역민들의 박탈감이 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시민사회와 언론 등에서 국립공원 승격에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방의회 차원의 국립공원 추진 주문이 잇따르고 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해 7월 국립공원 추진위원회를 꾸리기에 이르렀다.
 

대구·경북연구원은 국립공원 승격을 겨냥한 용역 연구에 들어가 다음 달 그 결과의 납품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국장급을 팀장으로 하는 실무협의회 구성에 들어가면서 이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광주시 한 관계자는 “시·도민의 협조 여부와 단체장의 추진력이 이 같은 큰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은 지난 1988년 6월 전남 영암 월출산과 변산반도가 20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24년 5개월 만이다./박재일 기자 jip@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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