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글자가 흔들려 보이고 물체가 삐뚫어져 보인다는 30대가 광주안과를 찾아 김현동 원장에게 진료를 받고 있다. /광주안과 제공
실명유발 3대 질환

고령화사회 당뇨망막병증·황반변성·녹내장 환자 급증
초기 증상 없어 시력 손상될 때까지 모르는 경우 많아
발병하면 완치 불가능…정기검진 통한 조기치료 필수

“시력을 잃을 정도로 심각하다니요. 정말 끔찍합니다.”
수년째 당뇨를 앓고 있는 이모(58·여)씨. 이씨는 당뇨를 진단받고도 방치한 탓에 '당뇨망막병증'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눈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상황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대부분 사람이 실명을 남의 일로 여기지만 각종 안질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실제로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은 눈의 이상 징후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판단하고 방치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광주안과 망막전문의 김현동 원장의 도움말로 자칫 실명을 가져올 수 있는 안과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성인 실명질환 1위 ‘당뇨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은 당뇨의 합병증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환이다. 당뇨환자가 증가하고 고령화 됨에 따라 합병증 발생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보통 당뇨진단을 받은 지 10년 후부터 발생하지만,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을 경우 5년 안에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가 원인인 만큼 철저하게 혈당조절을 해야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이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초기 증상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시력이 손상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치료방법으로는 레이저치료와 수술이 있다. 현재까지 효과가 증명된 치료방법은 레이저광응고술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고위험군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으나 시력을 회복시키기는 어렵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 중 시력에 문제가 있다면 하루 빨리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소리 없는 시력도둑 ‘녹내장’
녹내장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신경과 신경섬유층이 손상돼 시야가 점점 좁아져 결국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으로 말기가 될 때까지 눈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등의 전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힘들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당뇨병과 고혈압 등을 앓고 있거나 근시인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녹내장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발견됐을 때는 이미 시신경이 광범위하게 파괴돼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치료방법으로는 크게 약물치료와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는 안압을 떨어뜨리거나 안혈류를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는 눈 안에서 안압을 조절하는 액체인 방수가 순환하는 경로를 바꿔 안압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녹내장은 완치할 수 없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실명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노화로 실명 초래 ‘황반변성’
실명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질환이 바로 황반변성이다.
물체의 상이 맺히는 망막의 안구내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조직의 중심부위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겨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황반의 세포와 혈관 기능이 떨어지면서 망막 아래에 쌓이는 노폐물이 시야를 가려 시력 장애를 일으킨다.
황반변성은 최근,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서구적 식사 등에 의해 그 발생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황반변성 초기에는 글자가 흔들려 보이고 직선이 굽어보이게 된다. 또한 책이나 신문에서 글자의 공백이 느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군데군데 검은 점이 생기고 중심 시야가 까맣게 변한다. 황반변성은 보통 약물 및 주사, 레이저, 광역학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기 검진 통한 예방이 최선
실명 질환의 경우 한번 발생하면 완치가 불가능하다.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평소 인스턴트 식품이나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피하고 등 푸른 생선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야채를 즐겨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통해 실명을 예방하는 방법도 좋지만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눈의 노화과정이 시작되는 40대 이상의 모든 성인과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거나, 저혈압이 있는 환자, 당뇨 환자는 물론 젊은 층도 눈 건강에 관심을 갖고 1년에 한 번 정도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광주안과 김현동 원장은 “고령화시대에 접어 들면서 노인인구와 당뇨, 고혈압 등 환자의 증가로 국내 실명 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어 평소 눈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특히 3대 실명질환의 공통점은 일단 질환이 진행돼 시력이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안과 정기검진을 통한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도움말> 광주안과 망막전문의 김현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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