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광주광역시 소방안전본부장>

소화기의 효용가치는 얼마나 될까?
화재를 경험한 사람은 효용가치를 높게 평가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배가 심하게 고픈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한 조각의 빵의 효용가치도 크게 차이가 나는 것처럼 화재를 늘 경험하고 사는 소방관의 생각과 일반시민의 생각은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화재가 43,247건 발생하였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는 기구가 소화기다.
화재가 확대되기 전 초기에 발견하여 소화기를 잘 활용한다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효용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각 가정이나 상가, 사업장 등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 또한 차량에도 소화기 비치는 필수 사항이다.
전국에 차량등록 대수는 1,887만대이며, 2011년 한 해 동안 교통사고는 221,711건이 발생해 5,229명이 사망하고 341,39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종종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탑승자가 차내에서 탈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되는 긴박한 상황을 상상해보라. 사고현장을 지나가는 차량에 소화기가 있다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여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은인이 될 수도 있다.
소방대가 신고를 받고 사고 현장에 접근하는데 교통사정과 원거리로 인하여 늦어지는 경우 소방대가 도착 전에 당신의 차량에 비치된 소화기를 활용한다면 소화기 한 대의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MBC의 한 프로그램에서 소화기의 위력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1m 높이로 목재를 쌓고 불을 붙이자 2분 경과 후 곧 17m 높이로 불길이 솟아올랐다. 소화기 작동방식에 따라 소화기를 분사했다.
분사 후 화재가 완전히 진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지 13초였다. 소화기의 위력에 대해 화재가 발생한지 2분에서 5분사이의 초기 화재에는 소방차 1대 이상의 위력을 가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기적으로 이사철이며, 봄철 건조한 날씨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철이기도 하다. 이사를 하여 집들이를 하는 이웃이나 친척에게 소화기를 선물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 예전에는 불처럼 살림살이가 넉넉해지라는 의미에서 성냥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으나 그보다 한 가정의 행복지키미로 소화기를 선물로 한다면 유사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구지하철 참사 10주년을 보내면서 당시에 방화범이 열차내에 방화하는 순간 누군가가 비치된 소화기를 활용하여 초기에 진화를 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듯이 비치된 소화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되어져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위해서 광주소방안전본부에서는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하여 체험으로 배울 수 있는 '빛고을 안전체험 한마당'을 매년 열고 있다.
올 해는 5월 7일부터 3일간 염주체육관에서 열 예정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체험함으로써 스스로 안전을 지키며 행복한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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