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빈자의 성인 프란치스코 1세
대중교통 이용하는 청빈과 소박의 상징…소외층에 큰 관심 보여 사회 통합 강조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6)이 13일(현지시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청빈과 소박의 상징인 성인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즉위명으로 선택했다.

천주교 2000년 역사상 최초 미주 출신이자 예수회 소속 수사 출신 교황 프란치스코는 성 관련 문제에서는 보수적이지만, 사회 정의에 대해서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36년 12월17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1969년 그는 예수회에서 안수받고 수사가 된 후 아르헨티나와 독일에서 공부했다.

1992년 주교로,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2001년 추기경이 됐다. 지난 2005년 콘클라베에서 그는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경쟁 후보였다.

추기경으로서 그의 설교는 항상 아르헨티나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종종 설교에서 사회 소외층에 무관심한 정부를 간접적으로 비난하며 사회 통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전기를 쓴 작가 프란체스카 앰브로게티는 “대중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그의 청빈한 삶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엠브로게티는 “그는 소박하며 금욕 생활을 한다”며 “그는 이동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로마에 갈 때도 이코노미석을 타고 간다”고 전했다.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대성당 옆 대주교 건물 내 평범한 아파트에 살았다.

영국 국영 방송 BBC의 기자 에릭 카마라는 붉은색과 보라색의 추기경복보다 검은 신부 복장을 더 좋아했다며 그가 전 추기경이 입었던 추기경복을 재활용했다고 전했다.

전기 작가 엠브로게티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성향에 대해 “불확실한 것에 뛰어들지 않고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능력이 있다”며 “모든 문제에 균형적 태도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가 보수적 추기경이라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지난 2005년 교황과 같은 신학교를 다녔었던 오스발도 무스토 대주교는 BBC에 “교황은 안락사, 사형제, 낙태, 생존권, 인권, 사제의 금욕 등에 관해 기존 교회 원칙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만큼 비타협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빈한 교황이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당시 군사정권이 빈민층을 위해 일한 예수회 소속 성직자 2명을 납치한 사건과 관련해 그의 역할로 비난을 받고 있다.

당시 납치된 예수회 소속 성직자 2명은 복역 5개월 뒤 풀려났다. 그의 사무실은 그가 당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단호히 부인했다.

교황의 지지자들은 그가 당시 군사정권의 탄압에서 반체제 인사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황청이 겪게 될 또 다른 문제는 그의 건강 문제다. 교황은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폐 수술로 한 쪽 폐로만 산 지 이미 오래 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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