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별 마진율 평균 25∼40% 적용

아웃도어 대리점 예비창업자인 강상수(5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최근 창업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하나 생겼다.

3억 여원이 넘는 투자비용은 둘째 치더라도 수익률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없어서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얼마나 많이 수익(마진율)을 낼 수 있느냐"라고 항상 생각하던 그였기에 고민이 크다.

지난해 30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퇴직금과 대출금 등으로 창업을 준비 중이라는 강씨는"주변에서 아웃도어 대리점을 추천했지만 막상 창업을 하려니 수익률 등 정확히 아는 게 없어 고민이 많다"면서 "시장상황 등 정확한 정보도 없이 무턱대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하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강 씨는 각 브랜드에 대해 다각도로 정보를 수집해도 정확한 마진율 등을 알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렇다고 결정도 하지 않은 업체 본사를 방문해 마진율 등을 꼬치꼬치 물어볼 수 도 없었다.

◇ 예비 창업자 최대 궁금증은 '마진율' … 언론 최초로 확인

최근 아웃도어 대리점 창업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예비창업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브랜드별 마진율이 언론 최초로 확인됐다. 그동안 마진율은 아웃도어 기업들의 1급 비밀로 단 한 번도 공개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취재진이 최근 2주 동안 10대 아웃도어 브랜드 담당자들로부터 협조를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리점당 평균 마진(수익)율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25∼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인지도와 매장 수 등이 수익과 비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 브랜드 가운데 대리점별로 연간 마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코오롱스포츠로 대략 8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코오롱스포츠는 평균 33∼34%의 마진율을 적용하고 있다. 또 블랙야크와 컬럼비아가 각각 5억5000만원, 네파 4억3000만원, 밀레 2억9000만∼3억6000만원, 아이더는 2억5000만∼3억2000만원, 레드페이스는 1억5000만원으로 추산됐다.

매장 한 곳당 마진이 가장 많은 코오롱스포츠는 한 달 평균 2억16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레드페이스는 한 달 평균 1천250만원 수준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물론 이들 매장 가운데는 대리점이 아닌 직영점이나 준직영점 형태의 수수료 매장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수수료 매장이 많은 일부 브랜드의 경우엔 대리점만 놓고 보면 평균 수익이 상승할 수도 있다.

평균수익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난 레드페이스측은 "할인점 등 소규모 매장 비중이 높아 타 브랜드에 비해 수익성이 낮게 보이는 것일 뿐 실제로는 마진율이 높아 점주 수익이 높은 편"이라며 "올해는 매장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등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함과 동시에 매출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평균 매출 규모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노스페이스와 K2, 라푸마 등은 다른 상위 7개 브랜드와 달리 회사 정책상 대리점마다 조건이 달라 수익률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라푸마 측은 "현재 새로운 아이템 개발과 일부 매장 등의 매뉴얼을 재정비 중이라 유통망 수나 수수료 등 숫자 부분은 외부에 공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는 다른 브랜드와는 달리 제품을 위탁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사입방식'인데다 매장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직원 간에도 대외비로 관리 중이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주)케이투코리아의 대표브랜드인 K2측은 자매 브랜드인 아이더와 달리 대외비라서 밝힐 수 없다며 응답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수익구조 등을 숨겨야 하는 불편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사고 있다. 노스페이스와 K2의 대리점 당 평균 수익은 6억에서 8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높은 매출과 달리 영업 방식과 매장의 위치, 규모 등에 따라서 대리점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 대리점주 인맥 넓을 수 록 유리…단체주문 등 효과 볼 수 있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체로 대리점이 제품을 팔 때마다 얻는 실제 마진율은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40%로 매우 높은 편이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매출 성장세에 비해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대리점 개별 마진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네파, 레드페이스, 아이더 등은 올해에만 많게는 50여개까지 매장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컬럼비아 등 일부 업체들은 기존 매장을 유지하거나 보수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등의 전략으로 내실을 높이고 있다.

또 매출 상위 10대 브랜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마운틴 하드웨어와 마운티아, 센터폴 등의 신생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총 매출대비 매장당 평균 수익률은 비교적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컬럼비아의 자매 브랜드인 마운틴 하드웨어는 지난해 73개 매장에서 연간 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평균 매출 1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매출액 상위 10개 브랜드 중 9위를 차지한 아이더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또 (주)동진레저의 마운티아가 110개 매장에서 연간 700억원의 수익으로 매장당 평균 6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센터폴이 110개 매장에서 510억 매출을 기록해 매장당 평균 4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장당 마진율만 놓고 보면 매출액 10위를 기록한 레드페이스보다 오히려 수익성이 높다. 따라서 이미지 이외에도 브랜드의 운영방침에 따라 경쟁력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아웃도어 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수선(40·여)씨는 "브랜드를 선택할 때는 인지도와 이미지, 본사의 지원조건과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며 "아웃도어 매장은 숙녀복이나 기성복과는 달리 인맥이 넓은 사람일수록 단체복 등의 주문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일수록 기회가 많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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