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함께 산업 현장도 신기술을 비롯한 각종 기계 설비의 현대화도 동시 이뤄졌다. 또한, 국민의 식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식량 생산기반 즉, 농산물 증산과 함께 저장·보관·가공 등 자동화 설비를 갖춘 대단위 미곡종합처리시설(RPC)이 일선 농협 산하 또는 민간 도정업체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 주요 농경지에서 생산한 양곡을 장기간 보관에 필요한 크고 작은 저장·보관 창고로 사용하는 방식이 점차 원통형 또는 사각형태의 사일로 방식으로 전환된 새로운 저장·보관방법이 널리 활용된다. 이처럼 최근 창고 시설의 새로운 변화 경향에 따라 정부 하곡·추곡 수매 과정마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 이뤄지는 양곡의 운반·보관·출고 등 기존의 관리 형태도 빠르게 퇴조해 첨단 설비에 의한 운용방식으로 대체됐다. 그렇지만 우리의 주식인 하곡·추곡 등 양곡에 대한 원활한 수급조절 등 관리를 위해 전국 곳곳에 건립해 그동안 널리 활용했던 양곡 보관 창고 형태가 첨단설비를 갖춘 최신 미곡종합처리시설 중심 전환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특히 최근 들어 나타난 관련 문제는 양곡 보관 창고 등 시설물이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채 비어 있는 양곡 보관 창고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관리소홀 및 내구연한이 지난 창고에 대해 제때 철거되거나 대수선 등 성능 개선을 하지 않아 지붕과 출입문이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고 심지어는 붕괴 위험이 큰 실정에 놓였다. 또 이같은 현상에 따라 관리되지 않은 창고 주변은 점차 을씨년스런 상태로 변해 있고 이 가운데 많은 주민이 거주하는 주택가, 각급 학교 통학로 등 주요 길목에 있으면서도 폐허 형태로 방치된 창고는 급기야 학교폭력, 성폭력 등 범죄 위험성이 매우 높은 취약지역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그러나 일상생활 곳곳에서 치닫는 어두운 환경은 ‘깨진 유리창 법칙’에서 건축물 한 곳에 설치된 한 장의 깨진 유리창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훼손 현상은 멈추지 않고 점차 건축물 전체로 확대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는 무엇보다 생활 주변 장기간 비어있는 주택 또는 창고 등 건축물이 사용하지 않은 곳은 시간이 지나면서 관리자의 관심도 급격히 감소한 경향을 보여 결국은 청소년층의 출입이 잦은 탈선 장소로 전락해 사람이 살기 어려운 우범지대가 되고 음침한 분위기는 범죄를 일으키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실험 결과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천하는 우리 사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온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유지와 함께 범죄 없는 사회 안전망 확립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내구연한이 지났거나 폐허 형태로 쓸모없이 방치된 양곡 보관 창고 등 갖가지 형태의 관련 시설물에 대해 세심한 검토를 통해 철거 작업 등 정비를 서둘러 도시와 농촌지역의 미관 개선과 아울러 출·퇴근길 등·하굣길 범죄 위험요인을 하루빨리 없애야 하겠다.
<박석근·전남 함평경찰서 남부파출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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