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일·전남 여수경찰서 청문감사실>

지난 21일 로드킬당한 고라니를 옮기던 마을 이장이 숨지고, 지난달 26일에도 경찰관이 같은 일로 숨진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실제 출·퇴근길 운전을 하다보면 로드킬(Road kill-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여 사망하는 것)로 인한 사체를 본다.
유독 추웠던 지난 겨울부터 유난히 많이 보이는 짓이겨진 사체들은 갈피를 못 잡는 우리네 모습인 듯하여 더욱 끔찍하게 느껴진다.
운전하다가 고라니, 노루, 너구리, 고양이, 개 등의 동물이 갑자기 도로를 횡단하거나 동물의 사체가 도로 위에 있는 경우 운전자는 본능적으로 핸들을 급조작하는데 대부분의 경우가 야산 절개지 자동차 전용도로 등 고속 주행하는 도로상에서 발생되어 교통참사로 이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야생동물 본능이 어두운 곳에서 차량전조등 불빛에 순간적으로 시력을 잃고 차량으로 뛰어드는 특성 때문에 대형 교통사고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야생동물 출현 표지판, 로드킬 방지용 가드펜스, 야생동물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통로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위험지역 돌발상황을 대비한 운전자의 예방운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야생동물 출몰지역에선 감속하고, 야생동물 발견시 전조등을 끄고 경적을 울리고, 야생동물과 충돌 위험이 있거나 충돌시 핸들을 급히 꺾거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등의 안전수칙을 지켜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다.
또한 도의적 책임과 동물의 사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의 위험을 생각해서라도 최소한의 뒤처리를 당부한다.
이러한 노력은 야생동물의 보호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공존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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