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새로운 명로로 떠오른 국수거리에는 특별한 맛이 있다. 개운하고 담백한 멸치국물국수와 매콤한 비빔국수, 간간하고 쫀득한 약계란이면 한여름의 무더위도 두렵지 않다.

밤새 우려낸 멸치 육수에 손 크게 면발을 한웅큼 집어넣고 듬성듬성 큼직하게 썰어낸 파를 얹은 후 청양고추를 넣은 다대기를 넣으면 바로 담양의 명물인 멸치국물국수 한 그릇이 완성된다. 옛날 대나무 제품을 사고팔던 죽물시장이 열리던 관방제림 부근의 향교 다리에는 약 10여 개의 비슷비슷한 국수집들이 머리를 맞대고 늘어서 있다. 이제 죽물시장은 문을 닫고 오히려 국수집들이 유명해져 ‘국수거리’라 불리는 이곳의 모든 국수집들은 밤새 양파, 대파, 멸치 등을 넣고 푹 끓여낸 멸치육수에 국수를 말아준다.

잔잔한 맛보다 강한 맛을 선호한다면 칼칼하고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비빔국수도 맛있다. 커다란 접시에 단무지 무침, 콩나물 무침, 김 무침, 김치 등을 한꺼번에 담아주는 것도 여느 국수집들과는 다른 이곳 국수거리만의 특징이다. 이렇게 국수 한 그릇 말아주고 받는 돈이 겨우 3천원이다.

그러나 국수거리의 분위기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거리의 200여 그루 나무들은 하나같이 200년에서 400년 사이의 나무들로 약 2km에 걸쳐 서 있다. 50%가 넘는 나무가 푸조나무이며, 느티나무, 팽나무 등도 많다. 이처럼 아름드리나무 옆으로는 국수집에서 내놓은 대나무 평상이 깔려 있다. 식당 안에서 앉은뱅이 밥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먹는 것도 재미지만,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평상에 앉아 먹는 것이 더욱 맛도 좋고 시원하다. 소박하지만 정겨움이 묻어나는 훈훈한 시골장터 같은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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