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광역시교육청은 민선 2기의 성공적 출범을 위한 준비 작업에 분주하다. 새로운 4년을 시작하는 장휘국 교육감이 '희망'을 제시할 수 있도록 조직과 정책, 인사 등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장휘국 교육감의 정책과 인사가 한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도에 따르면 장 교육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화합을 위한 인사보다는 공약 이행 및 정책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인사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의견이 다른 사람은 중요 보직에 앉힐 수 없다. 서로 불편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피력했다.
장 교육감의 발언은 우려를 넘어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맘에 맞는 사람 위주로 일을 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
물론 정책의 효율성과 역동적 추진을 위해선 자신의 교육철학과 정책에 공감하는 인물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 교육감은 교육계 소통과 화합이 없는 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코드인사와 일방의 목소리만으로는 광주 교육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다. 반대한 사람의 목소리는 무엇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살펴야 한다.
장 교육감의 득표율은 47.6%였다. 대체적으로 유권자 두 명 중 한 명의 표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장 교육감 당선은 학부모의 표심이 작용했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학부모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성과와 효율 중심, 경쟁 위주의 학력지상주의 교육에 실망했다. 인간에 대한 사랑, 공존과 배려라는 따뜻한 공동체적인 가치의 결핍을 가슴 아파했다.
이런 집단적 반성의 흐름이 장 교육감 당선의 밑바탕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교육감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사람이 지지자보다 더 많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교육정책은 양면이 있다.
어떤 정책이든 일반적으로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장 교육감이 반대하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도 마찬가지다.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입시 경쟁을 유발하는 동시에 학교 서열화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장 교육감이 확대하려는 혁신학교 역시 입시교육을 탈피하는 인성교육의 사례라는 측면과 방만한 운영이란 관리상의 문제점을 함께 지니고 있다.
교육감이 지지층 뿐만 아니라 다른 의견까지 들어야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장 교육감은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교육철학이 있고 광주교육에 대한 생각도 서로 조금씩 다르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만나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화합하면서 광주교육이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표현대로라면 장 교육감은 자신의 이념과 성향에 따른 정책 추진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표를 던지지 않은 50%의 민의까지 헤아리는 교육감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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